▲지난주 서울대교구의 특별연수회에서 한 연사가「공동고백」문제를 분과토의의 의제로 제시하여 화제가 됐다. 그가 제시한 공동고백의 개념은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통용돼온「합동고백」과는 전혀 달랐다. 개인적으로 신부앞에서 죄를 고백하기가 부끄럽고 쑥스럽고 귀찮아서 많은 신자들이 성당에 모여 한꺼번에 자기죄를 중얼중얼 고백하고 나면 신부가 사죄경을 외워 모든 이의 죄를 동시에 풀어주는 방법과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그가 말하는 공동고백은 교회라는 공동체로서의 자기고발을 의미하는 것으로『내 탓이요 내 탓이요』라고만 할게아니라『우리 탓이요 우리 탓이요』하며 가슴을 칠 일은 없는가 하는 문제였다. 구원이 이뤄지는 곳이 교회이고 또한 구원의 대상이 바로 교회일진데 공동체로서의 교회의 고백이 없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교회가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는 별로 고려하지 않고 율법주의로 흐른다든가 부정부패와 부의 편중으로 사회정의가 무색해질 경우 교회의 「초연한 자세」는 오히려 교회공동체의 고백거리가 아닐가. ▲수년전 이런 일이 있었다. 약 3억의 인구가 살고있는 중남미에는 대륙의 모든 재원을 전체인구의 불과 3%에 해당하는 특권층이 장악하고 있다. 금력과 권력의 이기적인 결탁때문에 이같은 빈부의 극심한 격차가 해소될 길이 없다고 판단한 어느 과격한 신부가 반정부 게릴라운동에 뛰어 들었다. 그 후 그는 정부군 특공대에 의해 사살되고 말았지만『모든 이가 참으로 한 상에 모여앉아 한 음식을 애덕 가운데서 나눌 수 있는 조건을 먼저 이룩하는 것이 큰 뜻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이라고 주장한 그의 성명은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남미교회 당국은 그의 장례미사도 드리지 못하게 조치했다지만 많은 이의 양심에 큰 충격을 준 그의 과격한 행동을 반드시 죄악시 할 수 만은 없을 것 같다는 사람도 있다. 그는 교회가 부르짖는 휴메니즘을 위해 싸웠으나 공동체 고백과 같은 평화적인 방법이 아니라 폭력에 호소했기 때문에 비운을 맞았는지도 모른다. 교회는 회칙을 통해 가르치고 있다. 『발전 향상되어야할 주체는 완전한 휴메니즘이다. 완전한 휴메니즘은 개인의 인간전체와 전 인류의 완전한 발전』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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