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부재 무법천지 경찰불신, 부안한 시민 이런 무서운 단어들이 요즈음 신문사회면을 펼칠때마다 뇌리를 스친다. ▲5ㆍ16직후 혁명정부는 소매치기 깡패 등 사회치안 흐리게하는 분자들을 일제 단속한 적이 있다. 당시 강력한 혁명정부의 경찰력은 특별법까지 만들어 엄중단속하여 한때 사회질서가 바로잡힌 듯해서 선량한 시민, 법없이도 살 수 있는 착한시민들은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했었다. 그러던 것이 요즈음와서 또 다시 불한당들의 행패가 부쩍심해졌다. 하루를 무사히 지나고 나면 공연을 끝낸 곡예사의 기분이 된다. ▲지난 7일 오전 11시경 T시역전버스정류소에 정차중이던 좌석버스 안에서 68세의 한 할머니가 목에 걸고있던 십자가 형 금목걸이를 강탈당했다. 버스가 정슈소에 닿자 20대로 보이는 너댓명의 소매치기들은 뒷좌석에 앉아있던 이 할머니를 둘러싸고 갑자기 목을 조르면서 목걸이를 강탕해 간 것이다. 미처 반항할 틈도 없었고 반항할 힘도 없었다. 운전사와 차장은 이를 목격하고도 범인들을 차에서 내리게 했다. 승객들도 누구하나 꼼짝 않았다. ▲법철학자 예링은 스스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지 않는 자는 권리를 존중받을 자격이 없다고 했다. 이 말에 따르면 오늘의 사회에 사는 우리는 확실히 당해서 마땅한 수모와 피해를 당하고 있을뿐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질서있는 사회 서로 믿고 사는 사회 안정과 평화가 있는 사회를 가질 자격이 없는 것이 아닐까?▲날강도 같은 소매치기를 탓하기에 앞서, 운전사와 차장을 나무라기에 앞서, 한 차간에 타고 있던 승객들이 더 원망스럽다. 모두가 합세하면 몇놈의 소매치기쯤 처치할 수 있었을텐데.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승객들의 태도에도 이해가 간다. 사실「깡패가 소매치기에게 누가 봉변을 당하고 있다해도 내게 피해가 없으면 모른척해야 한다」는것이 요즈음의 일반적인 상식이다. 나혼자서 그 놈들을 처치할만한 힘만 있다면 별문제겠지만 괜히 남의 일에 참견했다가 봉변당하기는 싫은 것이다. ▲세상이 이쯤되면 정말 무섭다 누구를 믿고 산단 말인가?세상이 이렇게 된 책임을 누가 져야한다는 말인가? 부정ㆍ불의와 크리스찬은 전혀 무관한 것일까? 참다운 크리스챤 생활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불의를 보고 망설이지 않고 분연히 일어서신 스승 그리스도의 모습이 새삼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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