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영국이 대중공 통상확대를 발표함에따라 전세계 나라들은 고삐를 풀어 놓은 말떼 마냥 중공을 향한 길목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적 현실에서는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 모두들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도대체 순서가 어떻게 돌아가기에 이렇듯 어처구니없는 급작스런? 풍파가 일어나고 있는것일까? 이와같은 현상을 놓고도 반응은 두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즉, 중공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자국에게 유리하게 이끌어 볼 수 있을 정도의 자신이 선 나라들은 쌍수도 환영의 뜻을 표하는가 하면 한편 중공의 위력에 생사문제가 직결된 나라들은 중공과의 밀월을 경계하고 있다. 여하간에 공산주의가 인류에게 궁극적인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견해가 전세계를 지배하려는 찰나에 중공의 위력이 세계에 그 마수를 뻗치고 있다는 사실은 특출한 아이로니(IRONY)가 아닐 수 없다.
인류는 제한된 조건하에서 무한한 행복을 꿈꾸려는 모순속에 휩쓸려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공산주의 특히 중공의 현실적인 힘은 사상적인 결함에도 불구하고 그 왕성한 투지와 완벽하고 신의 있는? 실천력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에 현세적인 매력을 능력 이상으로 발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걷고 있는 크리스챤 정신은 단적으로 표현해서 向主德十倫理德에 인생의 최고가치와 완성을 두고있다. 다시말해서 향주덕과 윤리덕을 겸비한 인간은 지복을 누린다는 사상이다. 지난간 세월동안 가톨릭교회는 향주덕의 개발과 권장에 전념해 왔다. 그 결과 거의 모든 크리스챤은 하느님을 최고의 존재 행복의 원천으로 철석같이 믿게 되었고 하느님의 능력만이 우리 인간의 행ㆍ불행을 전적으로 좌우한다는 신념을 키워왔던 것이다. 심지어는 인간측의 모든것은 무의미한 것이며 하느님측에서 볼 때 하등의 존재의의가 없다는 말을 하기도 했고 더 나아가 인간의 존재 의의를 우리가 독단적으로 창조해낸 신관념에 그대로 맡겨 버리는 무책임한 태도를 취해 왔던 것이다. 물론 하느님을 향한 자기위탁은 인간본연의 자세를 회복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우리 크리스챤들은 우리의 영역이요 우리의 책임인 윤리덕의 가치와 의의를 너무나 오랫동안 망각해버렸었다. 그 결과로 현실에의 도전으로 인간능력을 키워 나가려는 사람들로부터 크리스챤들은 현실 기피주의자로 혹은 인간발전을 저해하는 독태로 혹은 세상에서 가장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로 지탄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순교선열들의 빛나는 정열과 신앙의 행동화란 찬란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이 언제부터 이와같은 무기력한 존재들로 낙인을 찍히게 되었단 말인가? 초대신자들의 용기는 세상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모체가 되었고 인간의 앞날에 영원한 빛을 던져주었건만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져 있다. 비극이다. 우리가 그리스도 정신이 인류구원의 가장 훌륭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그 정신이 가르쳐 주는 대로의 모든 비젼들을 세상에 선포해야 하겠다. 우리가 무기력 할 때 우리가 가진 사상도 무기력하게 된다. 아무리 좁은 사상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인간사회에 그것을 전파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 사상의 내용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좋은 곡도 훌륭한 가수가 있을때 우리의 심금을 울려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리스도의 길은 우리 자신부터가 용감하게 실천해나가야 한다. 제도 밑에서 법률만능의 안일주의에 빠져있지 말아야 하겠다. 실수를 각오한 과감한 시도가 더한층 요청되는 때라고 하겠다. 용기도 윤리덕의 네 지주중의 하나라는 문답의 의미가 새삼「쿨로즈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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