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라 하면 신자들을 천국으로 안내하는 길잡이요 착한 목자로서 존경을 받고있다. 교회내에서 뿐만아니라 교회 밖에서도 신앙생활에 많은 조언과 권고로써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을 교회로 이끌어들이고 하느님의 가르침을 전할 의무를 지니고 있음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사제는 진리를 가르치는 스승이요 신자들은 하느님이 제시하는 진리를 배우는 제자의 사이가 된다. 이렇듯 진리의 사제지간에 당국에 고발하여 서로 헐뜯는 사태가 벌어졌다면 실로 마음아픈 일이다. 사제는 채권자가 되고 어느 한 신자는 채무자가 되어 가옥이란 재물의 득실을 판가름해 달라고 사직 당국에 호소하고 있다니 이런 일은 없었으면 하고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에 절실히 느껴진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채무자가 돈을 빌린 다음 사업에 실패하고 상환능력이 없게되고 차일피일 시일을 끌게되다보니 채권자 측에서는 채무자의 소유인 가옥 등기이전을 마치고 집달리로 하여금 강제로 명도케한 사건이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었어야 할 진리의 사제지간에 철천지 원수가 되고 만 것이다. 돈이 아무리 귀중하고 금전만능의 세상이라지만 세속에 많은 보화를 쌓아도 천국에 들어가는 것보다 못하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상기할때 한심스럽기만 하다. 채권자는 의당 빌려준 돈을 상환 청구할 권리가 있고 채무자는 빚을 갚아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채무자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 채권자는 세속 법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법정투쟁을 하는 사태는 일반사회에서는 예사로 있는 일이다. 당국에서 법에 의해서 옳고 그름을 판가름 하려고 들자 채권자는 잘못을 채무자에게 돌리고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잘못의 책임을 묻는 등 사건의 실마리를 잡을수 없는 미궁에서 맴돌고 있게 했다. 세속이 제장한 법에 의해서 진부를 규명하기에 앞서 신앙을 가진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계시한 십계명에 따라 충분히 해결할수 있는 길이 트여져 있는 것이다. 세속의 물욕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양심의 눈은 어두워지고 마비되어 서로 미움과 저주속에서 상대방을 꺾어 누르려고 만드니 어찌 양심에 호소하여 빛을 찾아볼 수 있겠는가!
채무를 이행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좀 더 주어 서고 신뢰하는 마음을 가졌다면 이런 매정스런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북극의 빙산보다도 차거운 것이 세속의 인정이라지만 신앙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는 남보다 따뜻한 온정으로써 대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손잡고 굳건히 살아가려는 의지가 있어야 할것이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오늘의 곤경을 솔직담백하게 탁 털어놓고 후일 반드시 채무상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결심을 뚜렷하게 보였어야 했을 것이다. 사업에 실패했으니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태도는 결국 서로 불신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것이다. 스승을 자기 부모 대하듯이 공경하라는 옛 성현의 가르침을 잘 기억했더라면 신앙의 스승을 당국에 고발하는 불상사는 막을수 있었을 것이다.
물질적인 이용가치가 있어야만 친절과 아부로 대해주고 물질적인 손실을 가져올 때는 발길로 차버리는 세속적 습성을 버려야만 참된 신앙인의 자세이며 이 사회의 부정과 부패를 뿌리뽑는 첩경이 될 것이다.
『백구야 가마귀 노는 곳에 가지마라. 창파에 고이 씻은 몸이 더럽힐까 하노라』이 귀절을 음미할 때마다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쓸까봐 염려스러워서 몇마디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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