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동화의 숲속 같다. 의젓한 왕자의 예쁜 공주도 있고 짖궂은 아기 곰도 졸고 있는 숲속의 요정도 있다. 그 속에서 모두 어울려 제사놀이를 하는 것 같다.
어린이 미사 시간、여전히 2학년 남자 어린이들의 장난이 그칠 줄 모른다. 천진스런 모습에 빠져들기도 하고 소란하여 그 혼란을 속속들이 맛보며 산지의 협곡과 평지를 넘나드는 심정으로 미사를 봉헌해야 한다.
턱을 괴고 있는 아이、옆 친구의 옆구리를 꼬집는 아이 봉헌 할 동전을 굴리는 아이、침을 흘리며 졸고 있는 아이、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하기야 하느님 앞에선 저 천진스런 아이들의 장난도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이겠으나 두 손 고이 합장하고 미사에 열중하는 아이들을 위해 몇 번 주의를 주었었다.
그 아이들에게 사랑의 한을 안고 죽어간 어린 양의 찢겨질 가슴을 보여 주어야만 했다. 기쁨은 고통스런 인내 뒤에 자라고 있음을 알려주어야만 했다.
미사 후 모두 자리에 앉혔다. 『우리 친구들、오늘도 옆 친구가 미사를 봉헌하는데 방해를 한 친구들이 있는데 이 친구들을 대신해서 벌을 받을 친구는 손들어 보세요』갑자기 잠잠해졌다. 조금 후 일곱 명의 어린이가 손을 들고 일어섰다. 『예수님처럼 잘못한 친구를 대신해서 벌을 받을 친구가 이렇게 적은가요?』놀랍게도 미사 내내 장난을 하던 아이들을 제외한 모든 어린이가 손을 들고 일어섰다 우리는 장난꾸러기만 앉혀 놓고 모두 두 손을 들고 벌을 받고 있었다. 자신들을 대신해서 벌을 받고 있는 중에도 그 아이들은 편히 앉아서 여전히 히히덕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바로 뒤에 있던 어린이들이 두 손을 든 채 흐느껴 울고 있었다. 그제야 그 아이들의 장난은 끝났다.
아이들이 처한 세계와는 생소한 기도문과 전례、그래서 지루한 시간들을 거치면서 우리 아이들은 멍에를 짊어졌던 주님의 마음을 터득한 것이다.
이제 자라면서、삶을 조각하면서、마음 밑바닥의 동요가 삶을 괴롭힌다 하더라도 이때의 눈물을 기억한다면 순례중인 주님의 사랑을 맞이하여 불모의 인생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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