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준희는 6학년인데 조그마한 고집장이다. 소원이 수녀님이라며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면 꼭 천사같다. 자기 책상위에 성모님ㆍ십자가상ㆍ초ㆍ꽃 등을 사가지고 모셔놓고는 묵주기도를 한다. 다른 것은 어떨지 몰라도 기도와 그의 신앙심은 내가 따라가지 못하겠다.
성당에 가기 싫어도 준희 때문에 안갈 수가 없다. 성당근처에 살다가 성당에서 먼 곳으로 이사를 가니 우리 집은 성당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러나 내 동생은 엄마를 따라 평일미사를 전보다 더 자주 다닌다.
하루는 내 동생이 월보를 가져오며 말했다. 자기가 쓴「수녀님이 되고 싶다」라는 제목의 글이 동상을 받아 월보에 실렸다고.
내 동생은 막연하게 수녀님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지는 않다. 수녀님이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되는 것도 알고, 수녀님이 되면 얼마나 힘든지도 안다. 그러면서도 수녀님이 된다고 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도 대견스럽다.
난 준희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내 동생이 미운 짓을 할 때는 너무도 밉지만 착할 땐 너무 착해서 탈이 날 정도다.
난 준희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기도를 많이 할 것이다.
사랑하는 내 동생을 위해서 … .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