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혼탄생을 위하여 준비하고 그 순간을 희기만만히 맞이한 경사를 만천하에 공개하고 싶다.
사람의 육체적인 중심이 배꼽이 되고 정신적인 중심이 영혼의 양심이라고 본다면
그 첫째의 내 육신이 부모에서 배꼽이 떨어져 세상에 나온지가 40년이 넘은 그 먼 날이 된다.
죽안 동네(鳥致院) 속칭 작은 대문집 경일이요 음력 10월 보름날이 외동아들 탄일의 경행에 온 동네가 경하했다 한다. 그도 그럴것이 先비(韓데레사)께서 산기가까이 열병을 앓으셨다는 사실과 옥동자를 기다려 순산했으니 말이다.
할머니 빈젓물고 양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낳으시고 기르시고 또 가르치고 인도하신 분이 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고맙고 훌륭하게 보살펴 키우셨다.
자아를 지니고 스스로 영구한 건설을 위하여 학문을 익혀 연약히 성장했다.
거친 세파와 함께 이성을 찾아 확고한 신념을 갖기까지에는 많은 유혹에 시달림도 받았고 길 잃어 고심도 하였지만 모두가 완전을 위한 최소의 시련임을 느낀다.
은사의 배려로 교직에 사회봉사의 길이 열리면서 세간의 이치를 터득하였으니 그것도 들을 모르는 좁은 협량에서 자기중심적 세계에서 이니 이제 부끄럽게 뉘우쳐진다. 더욱이 나의 값을 근거지을 데를 찾지못해 불안했음을 반성한다.
어느 분이『나이 40이 되어서도 자기 부모가 준 그대로의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은 수치로 알아라』고 말했다.
물론 인격의 성숙단계에 와서는 자기언행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얼굴을 가지라는 뜻이겠다.
이날에 비유하여 나의 처신을 대견하게 생각한다.
지혜는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길을 밝히고 때를 알렸다.
지난 8월 14일 10시에 대전 대흥동 성당에서 성세를 받아 양혼탄생의 영광을 얻었기에 자랑함이다.
김 신부님께서 주신 마지막 선물(묵주)을 받아들고 1월 18일 주일 아침을 돌아가신 선비의 거룩한 죽음을 보고 은혜의 보상을 느꼈다. 또한 나의 발견과 함께 도리를 찾아 풍부한 세계로 향하여 구원받기 위해 마음의 갈증을 느껴 신부님을 찾았던 문을 다시 두드린지 202일이 되기도 하다.
나는 상중의 몸, 죄인이요 불효자요, 유가의 전통을 받아온 몸으로 어찌 주님을 섬길 수 있을까? 몹시도 당황했으나 지혜로운 그 님은 용서하시고 받아주셨다.
가슴에 꽃송이를 달고 대부 김 베네딕또(병자) 씨의 보살핌을 받고 내자가 지켜보고 교우들이 축하하는 가운데 성세성사를 엄수했다.
누님이 보내준 새 양말을 신고 새 손수건에 묵주들고 세례의 순간 뜨겁게 기원했다.
주님의 떳떳한 아들되어 조상에 부끄럽지 않은 자손되며 자식들에 훌륭한 애비 되고 아내의 남편되며 의로운 형제 되겠다고, 그리고 이 몸이 국가사회에 유익한 사람되기를 빌었다.
내 머리에 안수할때 내 영혼이 전락에서 본래의 자기를 찾았다.
오! 주여!
내 마음속에 천주의 은총으로 절망속의 암흑에서 구원받아 가치창조의 불씨를 주셨나이다. 영원을 그리워 의롭게 살겠나이다.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굳게 다짐한 마음이 같이 생활하리라.
충실한 신자되어 천당에 낙오없이 가라하신 부주교님 말씀과
촛불과 같이 내 몸을 태워 어둠을 비추어 봉사하라 하신 김영교 신부님 말씀과.
기구하고 성경 읽으며 주님 모시는데 노력하라는 대부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도 주님께 감사한 마음으로 어머님의 구속연도를 올린다.
끝으로 오늘의 나를 낳게하고 아껴 키워주신 여러 어른께 시혜의 고마움을 느껴 졸필로 인사에 갈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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