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와서 나는 직장에서나 어떤 모임에서나 친구간에 이런 말을 자주 듣는다. 그치는 석두(石頭)라느니 그놈아는 영 돌대가리야 또는 그 사람 다이야몬드 헤드보다 더 딱딱하단 말야. 이러한 말들이 어떤 면으로 볼 때 하나의 유모어거니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이것이 우리네 생활 주변에서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볼 때 단순한 유모어만은 아닌것 같다. 하나의 인격을 갖춘 사람을 그 사람의 두뇌 수준으로 인격을 평가한다면 분명히 이는 잘못도 큰 잘못이다. 왜냐하면 사람이란 두뇌가 몸 전체를 대표할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러한 두뇌 위주의 풍조가 농후한곳은 일반 초ㆍ중ㆍ고교에서 더욱 그러하다. 언젠가 인간개조란 말이 나오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지만 구구법식 암산의 두뇌 위주만을 주로 하여 과외 수업을 하고 1백점의 정상을 향해 치달아야하는 오늘날의 교육은 학교는 물론이요 가정으로 갈수록 그 성화는 더 극성적이다. 시험날 80점 이상만 못 얻어도 부모는 자녀에게 벌주기가 일쑤요 심지어는 아예 책가방을 들고 집에 들어서지도 못하게 해버리는 사례가 우리네 학부형간에는 얼마나 많은가. 그 때문인지 착한 마음이니 진실이니 평화니 온정이니 정성이니 감동이니 착실한 마음이니 하는 말은 극히 찾아보기 힘들며 그 사람의 마음이야 어떻든 뱀같은 지혜만 있으면 오늘날의 사회에서 선망의 인물이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하고 부러워들한다. 오죽했으면 자격이야 있든 없든 박사학위 남발로 가짜박사까지 이나라에는 생겨났었을까. 공부를 잘하는것,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것 등은 지혜보다는 그렇게 하게 하는 마음의 움직임이 없이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요즘 주일학교 학생들로부터도 이런 질문을 종종받는다. 『선생님의 IㆍQ는 얼마나 됩니까?』『우리나라 육상선수의 신기록은 얼마입니까』『인공위성이 얼마나 빠릅니까』이런 기록적인 숫자질문에는 나도 가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뿐인가 하면 학생들은 교리면을 떠나서『선생님 나 결석 몇번 했습니까?』하고 물을땐 아-하 나도 학생들에게 교리지도 보다도 출석만을 너무 강조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도 한다. 나는 이럴때마다 맹자가 제자들에게 비유로 가르친 말을 잊지 못한다. 큰 고을 가까이 있던 벌거숭이 우산(愚山)이 있었는데 그 우산은 사람들이 밤낮으로 올라가서 수목을 베어 하늘에서 생명수 같은 이슬을 내려줌으로 해서 그것을 받아먹고 풀잎이라도 자랄 수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선생과 얼굴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시간이 일주일에 겨우 1시간 내지 2시간, 나는 이것마저 없으면 그들 주일학생은 어떻게 될것인가 하고 밤에 잠을 못이룰 때가 많다. 경제개발 두뇌개발 사회개발을 부르짖기 앞서 우리는 모름지기 그것을 개발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더욱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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