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목구(知牧區)가 신설됨으로써 한국교회의 사목구역은 14개로 늘어났다. 지목구라면 교구와 꼭 같은 성격을 가진 독립적 사목단위이나 다만「로마」교황청 포교성성 직할로 그 지방을 사목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교황 바오로 6세가 제주교구를 신설한 것은 우리한국 교회의 발전을 인정하고 또 앞으로의 더 큰 발전을 위해 취한 행정조처로 해석된다. 따라서 우리는 제주교구가 신설된데 대하여 다같이 기뻐하며 초대교구장으로 현 대주교가 임명된 것을 축하해 마지 않는다. 현 대주교는 만 14년이 넘는 긴 세월을 광주대교구 교구장으로 있으면서 교회내외에 허다한 업적을 남겼다.
우선 광주시내에 대건신학대학을 설립하여 사제양성에 힘썼으며 교구내에 가톨릭센타를 두어 현대사목에 도움이 되게했다.
그동안 신자수도 배로 늘어 현재의 신자는 9만5천여명에 이른다.
그리고 사회복지 및 육영사업데도 힘서현재 광주대교구 내에는 10여개의 가톨릭계 학교와 비슷한 수의 의료 및 구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광주교구의 현대화작업은 현 대주교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이번에 현 대주교가 광주대교구장직을 사임한 것은 금년에만도 7명의 방인사제가 서품된 광주대교구를 방인주교가 사목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판단에서 이루어진 처사라고 생각한다.
제주도는 지리상 섬이고 또 관광지로 이름높은 곳이기 때문에 많은사람이 드나들게 된다. 앞으로의 제주도사목에는 특히 이 점을 고려해야 될 줄 믿는다. 이미 우리나라에도 「레저」문제가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레저」는 완전히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주도민의 생활이념이 가톨리시즘이 될 정도로 제주도를 가톨릭화 한다면 관광객들에게 끼치는 영향은 대단히 클 것이라 믿는다.
총인구 34만중 1만여명이 가톨릭신자인 제주도에 앞으로 가톨릭인구가 증가될 것이라는 것은 현 대주교의 광주대교구에서 활동을 보아 기대할 수 있는 사실이라 보여진다.
그러나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제주도가 교구로 승격되었으나 한 교구로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있는가 하는 문제다. 그래서 현 대주교에게 부과된 둘째 임무는 앞으로 방인주교가 제주교구 사목을 맡게 되더라도 어려움없이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세워놓는 것이라 생각된다.
현 대주교가 제주교구로 전임됨으로써 한국교회에 또 한분의 대주교가 탄생했다. 한 주교의 대주교 승격을 다같이 축하는 바이며 앞으로의 광주대교구에서의 활약에 크게 기대를 걸어본다. 10년간 전주에서 얻은 사목경험으로 현 대주교의 업적을 잘 계승하리라 생각되나 방인주교로서의 새로운 방향이 기대된다. 말하자만 지금까지 외국선교사들이 세운 교회를 토착화하는 과업이다. 외국선교사들에 의해 세워진 교회는 아직도 미성숙한 교회이며 방인사목자에 의해 그 교회가 성숙해지는 것은 흔히 보는 사례이다. 왜냐하면 한국인의 의타심이 외국인들 앞에서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교회를 운영하고 신앙을 향상시켜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신앙인으로서의 자립정신을 교육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광주대교구에는 아직 방인사제보다 외국인 사제가 더 많다. 방인사제 31명에 외국인 사제 82명이다. 한 대주교는 여기에서 오는 수의 차이, 민족의 차이, 감정의 차이를 원만한 행정수완으로 해소해야 할 것이며 또 해소할줄로 기대한다.
끝으로 한 대주교의 광주대교구 착좌식을 앞두고 바라고 싶은 것은 이미 전주에서 힘쓴 일이지만 특히 광주에서 호남지방의 개발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점이다.
전라남도에서는 광주, 목포, 여수 순천을 제외하면 모두가 농어촌이다. 과거부터 농어촌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온 한 주교인만큼 교회가 농어촌개발에 앞장서는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착좌식을 앞두고 모든 신자들은 이들 양 대주교에게주의 은총이 충만하도록 기도해야겠고 또한 앞으로 이들의 사목활동에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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