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엘리사벳 아줌마가 차나 한잔 하자며 만나자고 했다. 남편도 같이 오라고 하니 숫기가 없고 얌전한 남편은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나 혼자 다녀오라고 했다. 난 남편이 가지 않으면 나도 가지 않겠다고 하니 하는 수 없이 따라 나왔다.
만나는 장소에 나가니 성당 반모임처럼 부부동반으로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 그곳에 앉아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성체대회에 관한 이야기도 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얼마 되지 않아 그곳에 모인 이들은 오래전부터 알았던 사이인 것처럼 편안해졌다.
우리들의 공통분모인 같은 종교라는 것이 작용하여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드는 것 같았다. 처음엔 어색해하던 남편도 나중엔 연신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대화에 참여했다.
난 그 순간에 얼마 전 수녀님께서 하신말씀이 생각났다. 『거룩함은 편안함이라』 그렇다 이렇게 처음인 자리에 나와서 편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주님을 믿는 한 형제여서 그럴 것이다. 거룩하신 우리 주님이 우리가 처음 만나도 당신의 이름아래 만나게 한 모임이기에 편안하게 해주시는 것일 게다.
거룩함은 역시 편안한 것이다. 나도 이제 다른 사람을 만나면 편안하게 해주리라. 열심히 기도하고 행동하면서 이웃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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