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의자 어깨들이 앞으로 물결지며
두줄기 평면으로 연쇄되는 통로
대성당의 문을 연 시인은
우뚝 우상이 된다
찬 바람이 거리에서
짓궂은 농담을 거두지 않고
새벽에 동편으로 길을 떠난 종소리는
채 돌아오지 않았다지만
어리석음으로 얼룩진 가슴들이 셈가에
숨결을 가다듬기 위하여 모여들고
영원을 노래하는 넋들이 하늘 가에서
흰 깃폭을 흔드는 아침의 미사,
낙원의 사과나무처럼 무성한
신앙의 사람들은 정녕 제단 위에서
몸을 태우는 그리스도에게
한덩이 희생의 비계를 바치려는가
마이크를 통해 확대되는 기도 때문에 비로소
바구니에 떨어지는 동전 한닢의 소리가
하늘을 향하여 여운질수 있다면
주일의 아침은 제사의 향기로 가득할런지
피투성이 사나이의 처형을 응시하는
통로 끝 우상의 가슴으로만
종소리가 먼 여로에서
부지런히 돌아오고 있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