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보육원에 살았던 ㄴ군은 올해 5살 난 남자아이다.
이 아이는 보육원에서 생활했을 때 매일 밤낮 창밖만 쳐다보고 울며 보채기를 몇 개월이나 계속했다. 그러면서도 그 아이가 연신 읊조려대던 몇 마디는 『우리 아빠가 날 찾을 텐데… 』뿐이었다.
이 아이는 자신의 내버리고는 줄행랑쳐버렸다는 사실을 이해하기엔 너무 어렸다.
창밖만 내다보며 울부짖던 아이는 곧 눈이 충혈 돼 버렸고 그 후 3개월 동안이나 충혈된 눈을 지녔던 그 아이는 보육원에서 2년간 생활하다 미국으로 입양돼 갔다.
ㄱ군과 같은 나이또래의 남자아이는 가톨릭신자들이 대거 입양을 원하는 근래에도 국내입양이 거의 되지 않는다.
전국의 보육원ㆍ홀트아동복지 등 입양기관관계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태어난 지 1백일전의 신생아의 경우 아기를 도둑맞기도 하는 등 극단의 예가 있는가하면 첫돌 직전의 아기까지는 국내입양가정의 신청자가 아기의 10배가 넘는 일이 흔하나 만1세만 넘어버리면 입양이 신통찮단다.
그래도 예쁜 여자아이는 국내입양이 꽤 되는 편이나 남아는 찾는 이가 없어 보육원마다에는 1~5세 남자아이끼리만 모여 있는 예가 숱하다.
이 같은 기현상은 1~2년 전 매스컴이 「남아선호」에 대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두들겼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풀이한다.
가장 극단적인 경우는 장애아이들을 거들떠라도 보는 한국인 입양신청자는 희귀한 예외에 속한다.
유럽에서처럼 정부가 「공중보증인」이 되어 입양된 아이 앞으로 생활비ㆍ교육비를 지급해주는 것도 아니고 유교문화권 아래서 친지 등 주위의 이 눈치, 저 눈치까지 살피며 입양이라는 이 어려운 결단을 내리는 것만 해도 장한 일이나, 장애아에 대한 입양상황을 배제하고라도 단지 나이ㆍ성별에 따라 극심한 불균형을 이루는 입양현황을 보면 할 말은 확실히 남는다.
입양관계자의 지적처럼 『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입양가정의 필요에 의해, 소유욕의 발로에 따라 아이를 원하는 추세』라는 말이 실감나는 현재의 입양 양상에서, 입양에 관심 있는 이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조건에 맞는 아이를 찾으러 다니는 일이 아니라 인간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갖추고 아이들의 입장ㆍ처지에서, 그들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이웃사랑의 마음을 보다 많이 지니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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