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내내 뙤약볕에 뜨거읍도록 달아오르던 앞뜰에 어느듯 코스모스가 손짓을 한다. 가을도 이제 깊어졌나보다. 거리를 누비는 여성들의 옷차림도 산뜻한 가을차림으로 바뀌었고 황금물결을 이루는 논밭을 스쳐오는 바람은 구수한 오곡의 내음을 물씬 안겨다준다. 세월의 빠름을 다시한번 체감케 한다.▲이제 머지않아 추석. 흩어져있던 가족들이 이날만은 한자리에 모여앉아 오손도손 정담을 나누고 조상들의 묘소를 찾아보는 연중 최고의 명절이다. 그러나 이 즐거운 추석을 며칠앞둔 소시민들의 가슴은 기쁨에 앞서 저리도록 엄습해오는 쓰라림으로 아프기만 하다.누워서 추석이 몇밤이나 남았나 혼자 손가락으로 헤고있는 꼬마의 천진한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 아빠의 표정들은 서글프기도 하다. 불쾌지수 80ㆍ90을 헤아리는 긴여름 무더위 못지않게 이 서늘한 가을밤이 답답하게만 느껴진다.▲13일 현재 서울시내 주요 생활필수품 가격은 한달 전에 비해 최고 27.7%나 뛰었다. 환률인상과 석유류 및 석탄값 등 에너지원의 인상에 자극된 각종물가는 경쟁이라도 하듯 앞다투어 뜀박질을 하고 있다. 위정당국자들의 큰소리에도 불구. 경제적 공용의 제1호로 나타난 물가고는 하반기 경제안정 계획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오늘날의 이러한 경제적 혼란은 물론 물가상승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지 못한 당국에 그 1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러나 모든 책임을 당국에만 돌릴 수도 없다. 우리 국민들, 특히 여성들의 지나친 사치 풍조는 물가고를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빠리의 여성들의 감기에 걸렸다면 이쪽에선 기침부터 먼저 하려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우리 여성들의 허영심과 사치풍조는 극에 편하고 있다. 거리를 누비는 여성들의 형형색색의 옷차림들은 국민소득이 2백불선에도 미소되는 가난국가의 국민들로선 도시 이해가 가지않을 정도다.▲마침 여성단체협의회 산하 서울 각 본당 주부들이 「조국의 경제안정은 여성의 손으로」라는「캣취프레이즈」를 내걸고 소비생활 검소화를 부르짖고 나섰다. 이 운동의 내용이나 방법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창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마음껏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운동이 온 교회에 소리없이 번져 전 사회 여성들을 계몽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신자들의 참여가 아쉽다. 서늘한 가을 바람과 함께 교회내에 일고있는 새 바람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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