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원로교육자가 교육감 시절에 일단의 공무원들을 접견한 자리에서『왜 우리는 반공을 해야하나…』고 일일이 물어본 적이 있었다.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공산주의자는 양민을 학살하고 인간을 기계와 같이 부려먹고 피도 눈물도 없고…』등등 이었다. 한사람도『공산주의가 우신론이요 유물론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 교육자는 그 얘기를 하면서 반공하는 이유도 정확히 모르고「반공, 반공」하는 것이 기가 찬다고 탄식했다. ▲이처럼 어설픈 반공이 지난 9월 7일부터 시작된 국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국시(國是)논쟁으로 번져 대한민국이 반공공화국이 될뻔한 변란(?)이 있었다. 이 논쟁에서『자유나 민주주의는 우리가 잘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 생각하나 국시가 될 수 없다』던 김총리는 거듭되는 신민당의원의 질문공세를 받고 『국시는 자유민주 평화』라고 하여 종래의 주장을 전면 수정하였다. 김 총리는 처음부터 『반공을 국시의 제1의』로 한 혁명공약을 설명하는듯 했고 의원들은 헌법정신을 명백히 하려는듯 했다. 즉 김총리는 헌법의 효력이 정지된 상태에서 반공심이 어떤층에 의해 일방적으로 독점당했을 때의 국시(?)를 얘기하고 있었다. 이 논쟁을 라디오와 신문을 통해 듣고 있으면 마치『…구악을 일소하고…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던 혁명공약이 아직도 건재한것 같은 착각에 따지기 마련이었다. ▲아무튼 이번 논쟁을 통해 우리나라에 국시가 있는지 없는지 있다면 무엇인지가 명백하게된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겠지만 한가닥 서글픈 심정은 한민족이면 누구나 느꼈으리라. 이제 우리는 반공이국시냐 아니냐를 논하기에 앞서 지금까지의 반공태세를 총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있는 것이다. 이유를 정확히 모르는 반공, 군국주의 치하에서 획일적으로 명령하는 식의 반공은 껍데기뿐인 반공을 시도하는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있다. 크리스챤 사상을 보강하고 공산주의를 연구함으로써 공산세력의 공세에 대처할 목적으로 태동되고 있는「크리스챤 사상연구소」가 그것이다. 연구소의 발전과 공헌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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