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9일 광주에서 개최되었던 전국 주교회의 상임위원회가 금년도 총회에서 다룰 안건중 제6항에서『앞으로 3년간의 준비를 갖추어 한국교회의「시노드」를 할 수 있어야 겠다』는 결정을 보았다. 금년도 전국 주교회의 총회는 원칙적으로 연기되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연 이번 총회에서 한국「시노드」개최안을 채택할 것인지는 기다려 보아야 할 일이지만 우리는 상임위원회가 결정한 것에 대해서 적정을 기했다고 보며 찬동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아울러 앞으로 있을 전국 주교회의 총회에서 한국「시노드」개최안을 채택하리라는 것을 전망하며 준비의 준비를 위한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앞으로 주교회의가 한국「시노드」를 개최할 것을 결정한다면 먼저 그 동기와 한국적인 문제의 핵심을 바로밝혀 준비의 방향결정을 해주어야 할줄안다. 물론 동기의 일반적인 원칙을 말한다면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제사한 전세계교회의 쇄신책에 입각해 앞으로 한국교회가 개척해 나가야 할 진로에 방향제시와 실천원리를 밝혀주는데 동기와 사명이 되겠다. 그렇지만 이러한 방향제시와 실천원리의 명시를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올바로 규정지어야 하리라 본다. 이러한 규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주교회의나 혹은 준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정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서구의 어떤나라의 준비과정의 예를 들면 준비위원회에서 10여 종의 주제를 작성해서 전국 신자들에게 네가지 주제를 선정케 하고 그 순위도 명시한 답을 받아「시노드」의 주제를 결정지운 것을 알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선정된 주제에 따라 각 전문 분과위원회에서는 구체적인 조사에 착수하기 위해서 설문형식으로 여론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다음으로 준비위원회의 구성을 본다면 초교구적인 조직기구와 각 전문위원회가 통일적으로 다룰 설문조사의 방법론 채택 두 가지가 형성되어야 할줄 안다.
기구면에서는 전국적인 기구(엄격한 의미의 준비위원회)와 준비안건의 시행기구로서 각 교구별 시행조직이 따르게되어 이 두개 기구의 최고책임부서는 주교회의가 되며 주교회의는「시노드」준비 상임위원회를 주교회의에 두어 실질적 책임을 담당하게 된다. 물론 이 상임위원회는 주교단의 대표주교와 그밖에 교구대표(성직자ㆍ평신도) 수도회대표로 구성된다. 물론 여기에는 참관인으로서의 대표도 포함된다. 상임기구 외에 홍보위원회 총무국 관리위원회 세 기구가 따르게 한다. 특히 관리위원회의 임무는「시노드」대표 선정의 규정「시노드」자체의 법적 절차규정「시노드」개최기간중의 절차진행 책임을 맡는 것이 된다. 이상의 것을 다시 요약한다면 ①주교단 대표를 위시해서 구성된「시노드」상임위원회 ②초교구적 준비위원회(중앙 준비위원회) ③총무국(비서국) ④홍보위원회 ⑤관리위원회 다섯 부서를 필요로 하게된다.
그밖에 중요한 문제는 재정위원회의 임무다. 외국의 경우에는 전국적인 준비자금의 충당을 위해서는 매년(준비기간중) 사순절 특별 연보로 충당하도록 하고 각 교구 내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자금은 각 교구가 담당하도록 하는 예가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와같은 기대는 극히 어려울줄 안다. 사실상 앞으로 한국「시노드」준비와 진행에 따르는 자금은 막대한 어려움에 부닥치게 될것이며 인적동원에도 재정못지 않은 어려움을 당하겠으나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 난관은 우리의 힘으로 돌파할 각오없이는「시노드」착수는 하지말아야 할 입장에 놓여있으니 현명한 통찰과 예견이 있어야 할 줄 안다.
끝으로 여론조사 진행에 관해 한마디 첨가한다면(특히 주제선정 당시) 카드 형식으로 모든 신자들에게(개인별 그룹별) 배부하여 개인별 그룹별로 회신을 받게하며 각 교구 주교들은 교서나 성명으로 신자들의 적극 참여를 권고케 한다. 이러한 여론조사를 위해서는 특별위원회를 두어 조사진행과 결과에 대한 연구, 최종문서 작성에 임하게한다. 대충 이상과 같은 내용을 갖추어「시노드」준비는 진행되어야 하겠고 최종적 준비완료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3년의 기간을 정하고있는데 인적 물적 능력이 갖추어진 선진국에서 3년동안의 준비를 거치고 있다면 그러한 여건을 갖추지 못한 한국교회의 처지로서 과연 충분한 준비가 이루어질까 염려되는 바이다. 지난번 서강대학에서 한국사회조사의 경우로써 그 어려움이 입증되었기에 앞으로「시노드」준비를 결정지운다면 이 점 신중을 기해야 될 줄 안다.
마지막으로 부언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교회의「시노드」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치루어야 하겠다는 것이고 또 미루지 말아야 겠다는 것이다.
오늘의 일반적 여론은 한국 가톨릭은 쇄신은 커녕 침체와 후퇴의 길을 걷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활동의 침체나 후퇴보다도 정신자세가 무엇보다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변천하는 세계에 교회는 현대화와 거기 따르는 쇄신을 부르짖고 있지만 우리는 어디서 무엇부터 시작해야할지를 모르고 있고 불안과 불확실 속에 갈피를 못잡고있다. 차제에 한국교회는 자체에 대한 종합진단을 내리고 정신적 쇄신과 제도의 개혁을 통해 활력있는 교회로서 오늘을 살고있는 겨례속에 교회가 짊어지고 있는 구원의 사명을 다할 수 있어야 하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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