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계시적인 암시는 비젼을 현실화시키는 계기가 되듯이 요즈음의 우리 주변은 불안하기만 한것 같다. 프로이드가 어려서 꾼 꿈이 정신분석학이라는 영역을 창조했듯이 밀폐(은폐)된 욕망이 우리를 쫓고있는 현실에서 질서를 회복하고픈 의식의 혼돈이 연륜을 타고 형체를 드러내기 시작하는가 보다. 수폭실험으로 바다거북들이 방향감각을 상실하게 되고 방향감각을 상실한 거북들은 사막을 기어올라 바다가 아닌 사막에서 바다를 꿈꾸며 죽어가는 장면을 보여주는「몬도가네」라는 영화속에서 느끼는 암시를 봐야 했다.
현대인간들도 방향감각을 상실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뒷받침해주는 사고가 있으니 더욱 비극을 느껴야 하는가 보다. 인류역사가 쌓아올린 문명의 금자탑이 인간이 바라던 복락원이 되었는지 그렇지 않으면 와우아파트처럼 와해될 요소를 지닌 현대판 바벨탑이 아닌지 모르겠다.
실존 철학이 외치듯이 저 피안의 둔덕을 보라. 문명의 수레는 절넉이 기다리는 둔덕위에서 브레이크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 수레위의 인류는 현기증을 느끼며 절규하는데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우리도 편증하고 온 이역사의 차륜이 태초부터 방향감각을 상실한 줄은 몰랐노라. 이제라도 세기말적인 종말로 치닫는 차륜을 멈추게 하여야 된다는 긴장의식에 교회는 무엇을 하였는지 반문하고 싶다.
그러나 다행히도 11월 14일자 시보에서 찾을 수 있어 고뇌의 장을 헤매던 방랑 대신 환희의 장을 넘기는 희열에 감사를 드리게 된다. 『오늘의 부조리를 극복하자』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이름으로 발표된 25조의 공동교서와 『미사예물을 공금화』라는 대구교구 사제총회에서의 결정을 보고 느낀바이다.
급변하는 국제정세속에서 소용돌이 치는 요사이 우리 주변을 대변하여주는 것이다. 이웃인 일본은 세균을 팔아먹기에 혈안이 되고 한 형제인 이북에서는 전쟁도발을 하여 살륙을 하더라도 공산주의를 확보하겠다는 일념에 광분한다. 국내에서는 불순물 두부와 콩나물 등의 악질적 장사속에 뇌물과 부정으로 좀먹어 가고있지 않는가! 살펴보면 우리는 과연 잔존해있는지 의구심이 생기는 긴박한 현실에 주교단의 공동교서는 아사 직전의 우리에게 청명한 공기를 제공하는 은총의 파이프 역이라고 보아야겠다.
그리고 대구교구의 첫시도인「미사예물 공금화」는 내일의 밝은 교회상을 보여주는 청사진인 것이 아닌가 보고싶다. 순례객이 헌납하는 초만 가지고도 본당 운영이 된다는 거대한 성당의 신부나 벽촌신부나 모두 동일한 봉급을 받으며 일체의 모든 재정은 주교관에서 취급하기에 자체 내의 발전은 물론 타국까지도 후원해줄 수 있다는 소식은 먼 이방에서 고국의 소식을 듣는듯, 소외된 외로움의 향수에 다시는 젖을 필요가 없게 되었나 보다.
대구교구의 대안을 타교구에서도 하루 빨리 실시하였으면 좋겠거니와 더 나아가서 교구별 의식이나 교구별 행정이 아닌 초교구적인 행정체제를 형성하여 균형있는 발전을 볼 수 있으면 좋으리라 본다. 그리하면 주교단에서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물을 배치할 수 있을 것이며. 그리되면 우리 교회발전은 괄목하게 되리라 믿는다.
끝을 마무리하며 화란교리서의 비중을 차지하는 공동교서를 살펴본다.
3조의 「부의 편재」11조의「국민 총화」14조의「공동 참여의식」17조「농어민 처지 개선」19조「특권과 특혜」20조「뇌물의 근절」등 의내용을 담은 이번 교서는 기본윤리와 모랄을 제시하는 황금률인 것이라 봐야겠거니와, 연구와 노력으로 이를 실천하기에 일심으로 단결을 요하여야겠다고 본다. 근원상실증에 걸려 근원적인 기존윤리를 측은이 여기는 상황적인 윤리관을 고쳐야 하겠다.
병폐적인 변혁된 가치관을 절대시하려는 쾌락적 찰나주의를 벗어나는 계기로 이번 교서를 지침으로 삼아야겠다. 마지막 호소인 25조는 한세기를 구하기 위하여, 가슴의 피를 내어 새끼를 먹이는 펠리컨과 같이 자기희생을 요하는 선지자들의 외침처럼 들리는 것이다. 방주위에서 외치는 노아의 외침이나 광야의 외침인 요한 세자의 외침처럼 변신된 현대인들에게 이번 교서는 무서운 환상에서 깨어나라는 외침같이 들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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