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유래는 멀리 구약성서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 민족은 일주일중 제7일 안식일로 정하고 현재 우리가 주일을 지키는 거와 같이 엄격히 지켜왔다. 안식일에는 중한 노동을 파하고 하느님께 예배를 드렸다. 여기서 다시 이스라엘 민족이 약속된 「가나안」 복지에 도달한날로부터 칠년째를 안식년이라 하고 모든 농토를 늘리고 『그 땅이 하느님을 공경하도록 쉬게』하였다. (레위기25ㆍ127) 또 이스라엘 민족은 남의 집 종살이를 하더라도 6년동안은 종노릇을 하고 7년째는 해방을 시켜주어야 했다. 이것이 그때의 법도였다.(레위기21ㆍ127) 다시 7년을 거듭 일곱번해서 49년후 오십년째되는 해를 성년으로 정하고 모든 이에게 해방을 선언하고 각기 자기소유물을 다시 차지하게하고 자기집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땅도 사람도 쉬고 원래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소유 해야하고 땅에서 나는 이익도 균등분배를 했던 것이다. 어느 한사람이 많은 재산을 점유하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니므로 50년마다 선포되는 성년을 기해서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고 빚도 탕감해주도록 법으로 정했던 것이다.
오늘날과 같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사리사욕에만 눈이 어두워진 현시점에서 그리스도의 대리자인 교황이 전세계에 성년을 선포하고 화해를 촉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깊은 뜻이 있다 하겠다. 한국주교단 공동교서에 지적한 바와 같이 이번 성년이 현대인류의 구원을 위하여 정신과 구조 사목조직의 깊은 개혁을 촉구한 제2차 바티칸 공식회의 중심사상에 의거하여 인간전체의 내적 쇄신과 인간과 하느님, 인간과 인간사이의 새로운 화해를 주제로 한 것은 지극히 옳은일이라 하겠다.
오늘의 인간들은 인간의 노력으로서만 참되고 완전한 인류해방을 기대하며 미래에 지상에 건설될 인간왕국이 자기마음이 온갖 소망을 다 들어 줄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즉 인간의 재능만으로 인간 전가치를 부여해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릇된 사상들은 오늘날 국제정세가 말해주는 경제제일주의의 실존론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미소 양 강대국은 동서로 나누어지고 그로부터 냉극이 시작되었다. 양 강대국 사이에 낀 약소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고 저마다 갈라져 강대국에 생활책을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은 약소국을 도운다는 미명 아래 자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었다. 언제 벌어질지도 모르는 제3차전에 대비해서 자국의 방위선 구축이 더 급했고 그것이 확보되자 지금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추구에 전력을 다한다. 이념이니 사상주의 주장같은 정신적 문제는 현대인의 생활권밖에 있다. 평화공존이라는 미명 아래 이념도 체면도 없이 어떻게 하면 세계시장을 더 확보하고 자국의 화폐 가치를 올리는냐에 더 혈안이 되고있지 않은가. 이것이 오늘 국제정세가 말해주는 이상도 사상도 없는 경제제일주의의 실존론이라는 것이다.
이런 불균형속의 교회의 사명은 자기신자들의 행복만을 생각할 것인가?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을 대신하는 교회는 전인류의 구원을 위해 봉사해야한다. 그러기 앞서 신자라면 하느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해야 한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가? 교회를 사랑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사랑할 수 있는가.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 바오로 사도에게 교회 곧 예스 그리스도라는 것을 계시했다. 얼마나 많은 신자가 이 사실을 잊고있는가. 그리스도의 계명은 교회를 사랑하라 했다. 현세적 이익과 욕망에 눈이 어두워 물질에 대한 집착은 순수한 신앙심을 멍들게 하고있다. 인간의 불화는 물질의 부당분배에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 신자는 가난의 정신으로 정화되어야 하고 순수한 신앙으로 회두해야 한다. 구약시대의 성년을 상기하라. 모든 소유물은 하느님의 것이기 때문에 전인류에게 공평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인간에게 능력의 차이를 둔 것은 모든 사람이 다 자기의 능력껏 생활하도록 한 것이다. 남보다 더 많은 능력을 가진 사람은 힘껏 벌어서 무능력자에게 베풀어야 한다.
인간의 능력은 자기만의 것으로 절대권이 있는것이 아니고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하느님께 봉사해야 한다. 인간이 스스로 무죄하다고 생각하는것보다 더 죄스러움은 없다. 신자생활이 『이만하며 되겠지』하는 한계선을 그어놓고 봉사할수 없다. 그리스도는 자기의 생명을 송두리채 바쳐 나 하나를 위해 수난했다. 그런데 나는 그리스도를 위해 무엇을 바쳤는가 생각해보자. 구세주는 십자가에 고난을 당했고 나는 안일한 생활 사리사욕만을 일삼고 자기중심주의와 자기가족의 평안만을 일삼지나 않았는가? 자아 만족만을 일삼는 국가나 민족 또는 개인은 하느님 뜻에 어긋나게 사는 것이다. 한 가족이 불필요하게 점유하는 재산때문에 불화가 생기고 그로 인해 가족 전체가 구원받지 못하는 일까지 생긴다. 인간이 정신과 육체가 합해진 존재라면 물질에만 집착한 사람이 정신생활을 한다고 할수 있겠는가. 동시에 신앙생활은 말할 나위도 없다. 신앙생활에 가장 지장을 주는 것은 물질적인데 집착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고 한 그리스도의 말씀을 상기하자.
내적 쇄신은 외적 장애물을 제거하는데서 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간이 물질적인 것에서 자유스럽고 그 생각에서 해방된다면 신앙생활은 어렵지 않다. 구원은 바로 이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자신을 완성시키는 유일의 길은 신앙생활에 치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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