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하라! 이 숨쉬는 현재에서 마음속엔 심장이 머리위엔 신이 있도다. 위대한 사람들의 생애는 한결같이 우리들에게 생각케 하도다. 우리도 우리의 생애를 숭고하게 할 수 있고, 이 세상 떠날땐 우리들뒤에 시간이라는 모래밭 위에 발자국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인생의 엄숙한 대해를 항해하다가 난파당한 절망의 형제가 어쩌면 그것을 보고 다시금 용기를 얻을 그러한 발자국들. 그럼 우리 박차고 일어나서 일하자꾸나. 그 어떤 운명과도 맞부딪칠 심장 지니고 자꾸 이룩하고 자꾸 추구하면서 노력하며 기다리길 배우자꾸나』<룡펠로우의「인생예찬」에서>
▲또 한해가 흘렀다. 아무것도 이룩하지 못하고 덧없이 흘러가버린 세월이 안타깝기만 하다. 새로운 달력을 벽에다 걸면서 문득 인생이 지루하다고 느낀적이 있다. 이제 그 달력의 며칠 남지도 않은 마지막 장을 쳐다보면서 무엇엔가 쫓기는 듯하면서도 허탈감을 느낀다. 부풀었던 희망도 어디로 가버리고 우리에게서 변한 것은 고칠 수도 지워버릴 수도 없다. 후회스럽기만 한 지나가 버린 우리의 역사는 도대체 어째야 좋단 말인가? 황혼의 문턱에 서서 멀어져가는 석양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노인의 심정이 된다.
▲돌이켜 보건데 지난해는그 어느때보다 교회안에서나 바깥에서 커다란 사건들이 많이도 발생했다. 세계 정세나 국내 정세의 급변현상뿐 아니라 교회 내에서도 잠자는 교회상이 깨어나 활동하는 교회상으로 이미지를 바꾸어 놓았다. 「오늘의 부조리를 극복하자」는 주교단 공동교서를 기점으로 현실을 외면하고 무사안일에만 흐른다고 오해받던 교회가 이제 행동의 선두에 나선 것이다.
▲세상은 전쟁의 위협속에서 떨고있으며 경제적인 빈곤은 인생살이를 고달프게 만든다. 그러나 부정부패는 인간 불평등을 조장시키고 분렬을 초래하며 인생에서 희망을 앗아가 버린다. 정의가 짓밟히고 사랑이 없는 곳에 평화가 있을수 없다. 전쟁속에서도 가난속에서도 정의가 구현되고 사랑이 넘칠때 우리는 희망을 갖게되고 마음속에 평화를 얻게된다. 부정! 부패! 우리에게서 이것보다 더 무서운 적은 없다. 교회가 이것에 대항해서 분연히 일어선 것도 바로 여기에 그 뜻이 있는 것이다.
▲주교단에서는 72년을「정의와 평화의 해」로 선포했다. 이제 우리는 새해 새 아침을 계기로 해서 어둡고 우울했던 과거를 털어버리고 미래의 역사를 긍정적인 눈으로 내다보기로 하자. 우리의 양심을, 노력을, 능력을 결코 과소평가하지 말자. 새 역사 창조에 방해가 되는 과거는 모두 잊어 버리자. 고민한다고 해서 흘러간 물이 다시 오지는 않는다. 물은 이미 흘러갔고 흐른 물을 쫓아갈 필요는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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