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의 새 아침은 이제 밝았다. 또 한번 멀리 10년을 기약하며 70년대를 내다보는 감격적인 위대한 새 아침이기도 하다. 어제까지의 고민과 번뇌는 이제 가셔지고 저 찬란한 태양처럼 우리의 희망과 기대와 그리고 우리들의 새로운 각오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축복을 받아 충만하지 않느냐. 자, 우리다같이 평화의 친구(親口)를 나누며 손을 잡고 나가자. 출발이다.
지난날의 반성과 우리들 다같이 저지른 실수는 마음 깊이 뉘우친「메아ㆍ꿀빠」로 60년대를 청산했다. 지난 연말에 우리들은 서울에 모여「바티깐」의 생각과 자꾸만 멀어져가는 우리의 위치를 측정해보며 공의회가 제시한 새로운 교회의 면모와도 멀리 낙후된 우리 한국교회의 오늘의 몰골을 기탄없이 파헤쳐 성찰하며 70년대를 맞아 우리의 갈 길과 할 일을 생각해보고 문제점을 간추려 몇가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이르기까지 의견의 일치를 봤던 것이다. 실로 진지하고 성실한 대화였다. 실로 겸허하고 솔직한 고명이었다.
앞으로 10년, 우리는 여기서 집약된 우리의 실수를 고쳐나가야 하겠다. 그리고 여기서 얻은 우리의 행동강령을 기어코 실행하여야 하겠다. 어떠한 시련을 겪드라도. 초대교황 베드로 사도와 더불어「잃어진 황금보다 더 귀한 우리들의 신앙의 시련을」각오하여 그러나「예수님이 나타나실 그날 자랑과 영광과 명예로 변할 것」을 믿고 모든 시련을 참고 이겨나가야 하겠다.
좌담의 결론을 들어보면 한말로 말해서 우리 교회는 매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교회란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결합체라고 본다면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이 매력을 잃었다는 말이다. 그리스도교인을 자처하는 나의 신앙이 내 생활이 빛을 잃고 맛이가서 매력이 없어 졌단 말이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않는다는 말이다. 실로 부끄러운 일이다. 백 만 신자 배가 운동을 할려니, 또 해야만 하겠는데 우리는 바깥 사회에서도 또 교회안에서 까지 매력을 잃어 배가는 고사하고 속아서라도 들어온 형제들 마저 실망하고 떠나버린다고 한다.
이조 박해시대 그시 대의 첨단을 저 앞서가던 교회, 매력이 있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겨레들이 모여오던 우리교회가 시대에 낙후되고 이 사회에서 외면 당한 꼴로 변했다고 한다.
신자를 자처하는 내 신앙이, 내 생활이, 나의 인간이 얼마나 허위에 가득했기에 이처럼 형제들에게 외면을 당했단 말인가? 우선 이 첫 출발의 새 아침에 다시 매력을 찾을 수 있는「복음」정신이 내 생활에 살아있어야 하겠다. 예수 그리스도 홀로 광야를 가도 그 매력에 끌려 수만 군중이 앞을 다투어 따랐다는 사실을 잊을 수 없다.
나 홀로 사회를 거닐 때 내 생활에서 또 하나의 그리스도로서의 매력을 풍겨사회안에 생활하는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야 하겠다. 주교가 신부들에게 매력을 잃었다면 그 권좌에서 내려가서 형제들과 손을 잡고 심장을 맞대어야 하겠다. 신부가 교우들에게 매력을 잃었다면 열어제친 신부, 신자들과 생활을 함께하는 신부, 교회의 영원한 정신, 청빈과 순결과 복종에 투철한 신부로서 매력을 다시 살려야 하겠다. 교우들이 형제끼리 또 그사회에 매력을 잃었다면 우선 이중생활을 버려야하겠다. 신앙의 사기꾼이 많은 세상에 무슨 전교를 바랄 수 있겠는가.
70년대는 우선 우리의 신앙과 생활부터 바른 궤도에 올려놔야 하겠다. 시급히 정상화된 신앙인의 생활속에서 우리가 약속한 일을 해야 하겠다. 실로 할일이 많은 70년대가 시작된다. 전교도 해야 하겠다. 신자배가 운동은 평신사도직의 지상목표로 우리들이 약속한 과업이다. 신자들의 질적 향상이란 쉽지않은 숙제도 남아있다. 수의 확장에 선행해야 할 시급한 문제다.
자주적인 교회운영, 신부 교우가 일치단결한 교회운영과 그 기구의 정비, 신자들의 적극적이며 성실한 사목에의 참여화 그 기구의 설치 및 운영 성소의 폭발적인 확산, 대소신학교 운영에의 교우들의 관심과 물심양면의 적극적인 뒷받침, 그리고 교회의 사회참여와 공보활동 등등 70년대에 성취해야 할 우리의 과업은 너무도 많다. 많은 시련이 있을 것이다 더구나 이 나라는 소비문명에로 줄달음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성취될 우리의 과업들이다. 희망은 더욱 크다. 매력있는 천주교 신자들이 더욱 많이 더욱 굳게 일치될 70년대를 기대하는 우리의 희망은 다시 한번 매력있는 교회가 이땅에 이루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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