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우지(牛脂)를 식용으로 사용해온 충격적 사실이 최근 밝혀지면서 나라 안팎이 「쇠기름 파동」을 겪고 있다.

사건의 핵심은 공업용 우지가 인체에 유해·무해한지의 여부와 무해하다해도 공업용을 과연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느냐하는 두 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이를 둘러싸고 검찰과 보사부업계가 나름대로의 정당성과 주장을 강변하고 있는 와중에 소비자들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먼저 검찰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식품위생법등을 들어 해당업체들이 「불순물이 충분히 제거된 양호하고 신선한 우지를 사용해야 한다」는 식품공전(食品公典)을 어겼다는 죄목으로 관련자들을 구속했다. 그러나 공업용우지가 인체에 유해한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기술 수준으로는 감정불능』이라고 밝히고 만일 유해가 입증되면 죄목이 추가될 것 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업체들은 『공업용우지는 보사부기준에 합격했으며 수사당국의 발표는 비식용우지라는 용어자체에 대한 법률상의 경직된 해석에서 빚어진 것이라며 광고를 통해 반격하고 나섰다.

보사부는 원료우지와 완제품을 구분, 『비식용원료 우지를 수입한 것은 분명히 위법이나 이를 정제해 생산한 라면은 이상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과 특히 보사부의 입장천명에 대해 일반 소비자들은 크게 반박하고 있다. 즉 공업용이라도 정제해서 인체에 해가 없다면 아무 상관이 없다는 논리는 「하수도 물을 정제해 식수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이번 「우지 라면」사건으로 회사의 존폐가 걸린 해당5개업체중 한 회사는 『동물성지방 섭취량이 부족한 우리 국민들이 균형 있는 지방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식품회사의 사명감 때문』에 공업용우지로라도 라면을 생산할 수밖에 없었다는 궁색한 변명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늘날 우리 어린이들 중 많은 수가 비만증에 걸려있는 이면에는 라면회사들의 공헌(?)이 적지 않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린이들치고 지금까지 라면을 싫어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지라면」사건이 요 며칠 동안 연일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전국에 폭로되면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 물론 이점은 해당 라면회사들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겠지만, 군납이 완전 차단되고 집집마다 라면이 냉대 받고 있지 않는가? 그리고 라면회사들은 생산을 중지하고 회사문을 닫아야할 지경에 이르고 있지 않는가? 그대신 피자나 국수집이 성시를 이루고 산나물 등 무공해식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소문이다.

아직 공업용우지로 만든 라면이나 다른 식품들의 유해성여부가 가려지기도전에 그 식품들이 매정스럽게 냉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으로 정밀검사를 거쳐 우지라면이 인체에 해가 전혀 없다고 해도 이 사건 이전처럼 어린이들이나 어른들의 간식용으로 라면이 애용될런지는 극히 의문스럽다. 이번 공업용우지의 식용쇼크를 접하면서 두 가지 뼈아픈 교훈을 되새겨야할 줄 안다.

하나는 기업이 일확천금의 헛된 꿈을 버리고 정도(正道)를 걸어야 살 수 있다는 사실과 또 하나는 모든 사물의 용도(用度)를 제대로 정확히 사용해야한다는 사실이다. 진정으로 국민건강을 지키려는 정부당국의 의지와 실천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