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생각하는」사람에게는 희극이요「느끼는」사람에게는 비극이라는 말이 있다. 어쩌면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저쪽의 희극은 이쪽에 비극이 될 수도 있으니 이 두가지의 시발점은 아마도 같을런지도 모른다. 인간이 본래의 복을 입은 최초의 동기는 수치심이라지만 아담과 이브가 가린 잎사귀 하나를 떼버리면 희극이요 가리면 비극이 된다.
중세 말기부터 르네쌍스까지 남자는 넓적다리 부근에 큰 주머니하나를 달고 다니며 남자다움을 뽐냈다. 좋거나 싫거나 그쪽에 먼저 여자들의 눈이 가기 때문에 남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반대로 여자는 가슴둘래를 깊숙히 파서 여자의 심볼인 유방을 옷밖으로 삐죽이 드러내놓고 마치 진열된 상품처럼 거기로 남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사시안적(斜視眼的) 사고방식으로 기괴하게 세상 구석구석을 훑어본「몬도가네」 (개같은 세상) 영화가 있었다. 몬도가네식 안목으로 인간만사를 후벼보면 새삼 각박한 서민생활에도 은근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일들이 참으로 많음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의 고달픈 생활을 되도록이면 공짜로 웃어보자 남자들 바지가랭이가 넓어질때 한번 웃어보자 통바지가 짧아질 때 또 한번 웃어보자. 여자들 치마가 달랑달랑 올라갈 때 웃어보고 또 한번 길어지거덜랑 웃어보자.
신문을 펼쳐보면 노상 우울하지만 훌쩍 길거리에 나서면 몇번쯤은 절로 웃다가 돌아올께다. 불고기 먹어라 색갈 옷을 걸쳐입고 북을 치며 다닌다. 술을 마셔라 악기를 불며 춤을 추고 다닌다. 어디 이것뿐이랴. 샹ㆍ풀 말마따나『하루의 최대의 손실은 한번도 웃지 않았다』는데 있다. 오늘날 산업메이커들은 사람들을 곧잘 웃기고 돈도 벌자한다.
미국의 사진광고 디자이너 그룹이 만든 기발한 반지의 포스타는 사람의 시선을 집중시킨단다. 손가락이 6개다. 약손가락 한개에 커다란 반지를 끼워놓았다. 손님들은 저마다 신기하게 여겨 일단발걸음을 멈춘다는 것이다.『여성의 매력은 그의 빛갈 그의 향기 그의 살결입니다』 래디오의 요란한 선전 그외에도 우리는「매스콤」이 주는 고문을 5분마다 당하고 있지만 여자의 매력이란 화장품에서 발생되는 듯 여자들을 바보로 만드는데 이의를 제기한다. 얼굴이 잘나고 못나고가 문제 아니라 향수를 뿌리고 파우더를 칠하고 루즈를 바른다. 그래야 바보같은 여자들의 마음이 훤히 밝아지는가보다. 이래서 여자매력은 도장(塗裝) 매력이다. 될수록 비동양화하는 얼굴의 노출, 그래서 그런지 종로 삼가의 마네킹은 99%가 서양여자이다.
듣건데 이와는 반대로「뉴욕」 제5번가 상점의 쇼윈도에는 동양인의 얼굴을 한 마네킹만 볼 수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칼하다. 서양사람이 예쁜 얼굴을 보면 동양여자 같다하고 동양사람이 얼굴이 예쁘면 서양인형같다 한다. 그러나 요즘은 점차 검은 얼굴로 변해간다.
그것은 흑인도 서양인도 한국인도 아니다. 우리가 웃기전에 하느님이 먼저 웃으신다.『신은 우리가 하는 일에 미소하신다』 (미국대통령휘장에 있는 라띤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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