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전국총인구 및 주택조사 분석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인구는 1평방㎞당 3백19명으로 인구밀도가 세계 제3위라고 한다. 수도서울의 인구는 세계 제8위로 전체인구의 18%가 서울에 모여 인구의 수도집중률은 세계 제1위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실은 「상처뿐인 영광」이란 희평(戱評)으로 웃어넘기기에는 너무나 심각하다. 공해산업들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해 우려와 말썽이 날로 높아가는 가운데 다시 인간공해(?)라는 비상사태에 직면한것 같다. ▲아무리 유신을 하더라도 이처럼 많은사람들이 좁은 땅덩어리 위에 밀집해 있는 환경속에서 윤리적인 타락과 희한한 범죄들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10일자 T일보의 만화는 이 같은 우리의 현실을 잘 묘사하고 있다. 독살, 칼부림 타살 등 강력범죄만 접하고있는 경찰이 절도사건을 신고하는 시민에게 『당분간 살인사건만 취급하오 도범(盜犯)정도는 자체 해결해요』라고 고함치는 만화였다. ▲이 만화는 바로 그 이튿날 현실로 나타났다. 독살된 2백만원 예금주가 연락없이 귀가치 않아 가족들이 가출신고를 했으나 경찰은 이를 30시간이나 묵살 일소에 붙여버린 것이다. 그래서 가출은 독살사건으로 진행되고 말았다. 이렇게 우리의 사회가 날로 요사스럽고 흉폭한 사건들로 얼룩져가고 있는데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실천에 옮길 능력은 도저히 없는 모양이다. 도리어 도덕적 타락과 인명경시사상을 부채질한 법들을 거침없이 양산, 공포하는데는 실로 아연할 따름이다. ▲인구의 과밀현장과 그로 인한 각종부작용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태아를 죽이는 방법이 아니라 자연적이고도 발전적인 인구분산책을 택해야 한다. 아직 세계에는 노는 땅도 많고 이민을 환영하는 곳도 많기에 해외이주를 적극 권장함이 한가지 좋은 방법이겠다. 많이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절차와 소극적인 주선으로는 해외이주정책의 결과가 기껏해야 두뇌유출정도에 그치고 말것이다. ▲더욱이 재작년엔가 몇몇 저명인사들이 해외이주 계획을 세웠을때 그들을 망명자로 몰아부치는 인상도 있었다. 개척자로서의 비상한 각오로 떠나는 사람들을 한국적 민주주의가 싫어 조국을 등지는 도피자로 낙인찍어서야 되겠는가. 조국에 대해 아무리 불만이 많은사람도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는 것이 통설이다. 특히 세계적인 연대관계가 강한 교회가 해외이주를 통한 인구분산정책을 돕는일은 바람직하다 하겠다. 우리의 현실에서 인구밀도가 세계상위에 오른 것은 결코 자랑스런 일이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