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대 주한 교황대사 루이지 돗세나 대주교는 지난 5일 하오 김포공항에 첫발을 내리고 부임했다. 돗세나 대주교는 이날 공항에서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하여 많은 주교와 성직자 수도자 남녀 신도들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다. 돗세나 대사는 공항에서 바로 절두산 복자성당을 방문 성체 앞에 내한기도를 올리고 이어서 한국 복자의 유해에 친구했다고 보도 되었다. 우리는 먼저 돗세나 대사의 부임을 환영하는 바이다. 먼저 대사는 지난 2월27일 대주교로 승진 신임 주한 교황대사로 임명되었다. 교회법 박사인 대사는 1925년 이태리 태생으로서 1955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 혼두라스 미국 등지의 대사관에서 근무했고 1965년부터는 교황청 국무원에서 교회 공공문제 대국가관계 외교관계 등의 업무를 담당해온 분으로서 그 외교적 경험과 역량이 높이 평가되어 주한대사로서의 커다란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아름다운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전 세계 추세에 비한다면 아직도 발전일로에 있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교회 안에서나 대사회적면에서나 많은 문제점을 안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때에 수완과 역량이 탁월한 신임대사를 맞이함에 있어서 새삼 교황대사의 사명의 중대함과 한국교회 자체의 교황대사와의 협조관계 등에 대해서 깊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미 주지하는 사실이지만 교황대사의 사명은 대체로 세가지로 논아볼수 있다. 첫째는 「바티깐」시국인 교황청을 대표하여 주재국의 정부와 외교관계를 담당하는 일이다. 둘째는 교회 행정면에서 「로마」와 주재국 교회와의 사이를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하는 일이다. 그리고 한가지의 구체적인 업무는 주교임무에 대한 내신의견서를 교황청에 제출하는 일이었다. 이 세가지 중요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교황대사 측과 한국교회 측이 다같이 이해와 협력의 증진을 기해야겠다. 여기에 몇가지 소견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먼저 대사의 대정부 외교 절충문제에 있어서는 외교수련을 쌓은 전문가이기 때문에 친선과 우호의 원칙에서 벗어날리 만무하겠지만 교황대사는 교회란 특수한 배경을 지고있느니 만큼 항상 주재국 교회의 대정부 관계와 밀접한 역관성을 고려해 넣을 것을 잊지말아야 하겠다. 이것은 매우 미묘한 외교의 기교에 속하는 일이다. 여기서 자칫 잘못하면 정부와 교회와 교황청사이에 불협화음을 야기할 위험성이 없지 않다. 다음은 교황대사가 한국교회와 한국사정 특히 한국의 전통문화에 깊은 관찰과 이해를 갖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한국교회도 세계교회의 일원으로서의 보편적(가톨릭) 교회이지만 한국땅에 뿌리박은지 2백년의 성장을 지낸만큼 한국 특유의 토착성이 어느정도 이미 이루어졌고 또 앞으로도 더욱 이루어질 것이므로 먼저 한국교회의 실상을 외면에서만이 아니고 심도에서 깊숙이 파악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뿐만아니라 한국의 오랜 역사 안에서 이루어진 전통 문화사상 영성 등에 대해서 지혜로운 관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런것들이 한국교회에 뿌리박고있는 밑거름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모르고 한국교회를 이해할 수 없겠고 한국교회를 파악하지 못하고 이를 교도 할수 없겠기 때문이다. 이 일을 위해서는 대사측만이 아니라 우리교회 즉 주교를 위시하여 각계각층의 교회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교황대사로 하여금 정확한 한국 및 한국교회의 실상을 인식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하겠고 또한 대사도 능동적으로 각 방면과의 접촉의 폭을 넓혀서 궁정동공관의 포로로만 남아있지 말아야 할것이다.
끝으로 「로마」와 서울의 다리의 역할에 대해서 한마디 더 부언하고자 한다. 이것은 교황대사의 가장 실질적인 중요한 임무인 것이다. 즉 교황청과 한국교회 사이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작업이다. 교황청에서 각 지방교회에 반포하는 지침들을 신속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고 또 한국교회 안의 중요한 상황에 대하여 유루(遺漏)없이 보고해야 함은 물론이다. 「로마」와 서울을 오고가고 하는 큰교량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중개자의 사명이기도 하다. 만약에 중개의 역할이 원활치 못하거나 착오가 있을 때에는 중대한 타격을 줄 우려마저 없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유의할만한 점은 아직도 일부 교회인사 간에 오해 또는 곡해하고 있는 것이있다. 그것은 교황대사의 이 중개적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지 못하고 교황대사는 마치 「로마」의 감시자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그것은 물론 큰오해임이 전술한데서 명백해졌다. 그러나 모든 오해는 항상 계몽의 부족과 지나친 비밀주의에서 나오는 수가 많다. 이번 부임한 돗세나 대사를 맞이함을 계기로 해서 지난날의 석연치 못한 오해들을 일소하고 교황대사의 중대한 사명 완수하는데 있어서 대사와 우리교회 전체가 적극적인 협조태세를 갖추어 배전(倍前)의 성과를 거두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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