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의 경제성장이 국민소득을 꾸준히 증가시키고 국민생활을 개선, 향상시켜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2차5개년계획의 3차년도인 1969년은 이른바 개발의 60년대를 판가름하는 해로서 15.5%란 경이적인 고도성장을 이루게 되었고 이에따라 1인당 국민소득은 195불(6만5천여원)에 이르렀다.
반면 농촌과 도시간의 소득격차 및 전반적인 분배의 불균형은 위와같은 고도의 경제성장 여건 하에서도 소득구조의 평준화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야기시키고 있다.
한 예로 1969년도의 농촌소득은 1인당 4만3천원에 불과한데 반하여 도시의 소득수준은 10만원을 상회하고 있다는 사실을 들 수 있으며 최근 발표된 공무원처우의 상후하부원칙은 비록 목적은 다른데 있었다고는하나 소득의 격차를 현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소비성향을 보면 62~66년 사이의 평균이 92.2%였고 1969년 상반기에 있어서는 96.2%라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제3차5개년계획의 연간 경제성장율을 10%로 잡고 있는데 반하여 소비증가율이 69년의 12.6%를 기점으로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최근 도시의 새로운 소비관행과 높은 소비성향이 더욱 위세를 떨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내용면에 있어서도 엥겔계수가 계속 하락하는데 전반적인 소비율이 높아가고 있음은 정부가 제2경제운동에 의한 소비생활건실화를 강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치성 소비성향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는 반증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더 나아가 교통수단과 매스 메디야의 급속한 발달로 말미암아 도시의 불건실한 소비관행이 소득의 격차에도 불구하고 맹렬한 속도로 농촌에까지 전파되고있는 실정이다.
소득의 불균형 위에서 지나친 소비의 평준화를 강행할 때 사회악의 발생이 더욱 빈번해지는 것이다.
이런 사회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최근 노동청은 내년부터 근로자의 실업보험제를 창설하기 위해 실업보험법의 초안을 끝냈고 년내에 시행령을 마련하여 71년부터 시행할 것이라 한다. 이는 한은 통계에서 밝혀진 4.7%의 현실업율의 구제와 근로자들의 정신적 불안을 해소시켜 주려는데 그 목적을 두고있는 것이다.
물론 원칙적인 면에서는 대단히 희망적인 일이나 실질적 효과면에서 볼때 1인당 국민소득수준이 6백달러에 달해야 사회보장의 제도화가 가능하다는 학계의 견해도 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보아 현한국사회에서 소비성향과 소득수준의 격차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악의 근절과 소비생활의 건실화는 국가정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본지는 사순절을 맞아 기도와 절제와 희생을 통하여 사랑의 사회를 이룩함으로써 세상의 죄와 불균형을 불식하자고 다짐해왔다.
그리스도적 사랑과 절제나 희생정신이 사회정의의 구현과 분배질서의 확립에, 나아가서는 진정한 국가발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생각해보자. 스위스의 경제성장을 역사적으로 고찰해보면 16세기 스위스가 경제적 불황을 거듭했을 때 칼빈파 신자들의 과감한 절제와 희생의 실천은 막대한 저축을 가능케했고 이렇게 형성된 국내자본은 정밀기계공업과 관광사업에 투자되어 결과적으로 오늘의 스위스를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구주사회 전반에 걸쳐 경제개발에 그리스도교의 절제정신과 사랑이 기여한 바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우리의 종교생활이 경제개발을 일차적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되겠지만 참된 종교생활은 이러한 결과를 자아내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때 우리는 현실적 보람과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사회참여도 가능케된다.
사랑과 절제와 협조, 검소한 생활 등은 그리스도교인의 의무인 동시에 덕행이다. 빗나간 소비관행과 비정상적 소비성향과 거기서 나오는 사회적 불안 등을 시정하고 건전한 생활태도를 확립하는 마당에서 우리 신자들은 국가의 정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한걸음 더 앞서서 그리스도의 정의를 몸소실천하고 전파하는데 최선을 다해야할 줄 안다. 사순절을 보내는 우리의 각오이기도 한 절제와 희생과 애긍시사는 국가발전의 기반이며 그리스도 왕국확장의 지름길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