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복을 입은 나에게 네 살 박이 딸이 『엄마, 성당가아?』라고 물었다。나는 『아니, 오늘은 엄마 친구와 음악회에 다녀올께』하고 인천「시민회관」으로 향했다。
나는 목이 몹시 아파 침 삼키기도 불편해 새벽에 잠을 설쳐 친구와의 약속만 아니면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주최가 한국피아노학원 총연합회라서 온통 국민학생들로 시민회관은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한동일 초청 피아노 독주회」는 애국가에 이어 고전·현대·낭만곡의 순서로 마지막 쇼팽 피아노 소나타 제3번 B단조 작품58을 연주할 때는 진정 하느님께서 우리들에게 보내주신 「피아노의 천사」라고 생각했다。
꿈나무인 국민학생들을 사랑해서인지 어린이들이 요청한 앵콜곡을 3곡씩이나 선물로 연주해 주었다。
뜻밖의 겸손 앞에 우리는 감탄했다。나는 문득 다른 모든 이들도 이 가을에 겸손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났다。이 귀중한 경험을 베풀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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