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교회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학생들은 교회를 외면하고 있다. 두 달 동안의 방학을 끝마치고 학생들이 다시 등교를 시작하는 이 때 우리는 가톨릭학생들의 지도에 대해서 한번 신중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교회의 지도층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다 교회의 장래는 오늘의 학생들에 의해 좌우 된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내에서 학생들이 소외된 감을 면치 못하는 것은 웬일일까?
여기에는 교회당국에서 오는 원인과 학생들 특히 가톨릭학생들 자신들에게서 오는 이유가 있다.
교회당국에서는 학생문제를 중요시는 하고 있지만 첫째로 현대학생들의 사상과 생활과 사고방식과 습성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현대학생들은 시대사조에 민감하여 철저한 개인주의와 부조리의 사조에 사로잡혀 있으며 적극적으로는 자기들의 장래에 대해서 자신들이 개척하겠다는 자립정신이 강하다.
그 반면 사회라는 거대한 조직 앞에 많은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이 바로 이것을 말하고 있지 않는가? 여기서 교회는 교량의 역을 맡아 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도 교회는 지도자 면에서나 경제적인 면에서 학생들에 대해 인색하다. 이것이 교회당국이 학생문제에 대해서 둘째번으로 생각해야 할 일이다.
지도자면에 있어서는 전한국교회에 학생전담신부가 단 한 명뿐이라는 것이다. 그외의 학생지도 신부들은 다른 바쁜 성무(聖務)를 겸하고있는 실정이다. 학생지도란 특수사목이기 때문에 특별한 재능을 소유하지 않는 이상 자연적으로 부업으로 되며 무관심의 권내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즉 학생지도는 유명무실하게 되어버린다.
한국의 젊은이들이 겪는 군대생활은 인간 평생에 있어 중요한 시기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학창시절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시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대는 40여명의 신부들이 종사하고 있고 학생을 위해서는 단 한명의 전담신부가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경제면에 있어서도 이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 학생들을 위한 예산은 교구마다 차이가 있다. 그러나 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학생운동이 충분한 경제적 뒷받침을 받고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하였다. 각 교구의 예산표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수치스러워 발표할 수 없을 정도이며 또 각 교구의 경제상태를 아는 이상 발표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학생들의 소비는 장래를 위한 투자라는 것을 재삼 명심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이제 학생들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현실을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가톨릭학생들은 하느님과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에 대해서 너무나도 무식하다. 그러나 무식은 잘못은 아니다. 배우지 못하면 모르는 것이 당연하다. 다만 알려고 하는 욕심조차 없을 땐 참으로 곤난하다.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에 대해서 알려고하는 의욕없이 가톨릭학생운동을 행사로만 엮어나간다면 일반학생운동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것이 된다.
학생들은 자기들이 배움의 입장에 있다는 것을 잘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학생운동이라는 조직을 통해서 이 조직을 운영해 가는 것도 어디까지나 배우는 것이지 딴 목적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또 한가지 가톨릭학생들이 전심을 다해서 노력해야 할 것은 봉사다. 학생시절에 봉사해보지 못한다면 일평생을 두고 사랑의 봉사는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크리스찬 정신을 학창시절에 얻지못하면 후일에는 더욱 더 얻기 어렵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결론으로 가톨릭학생운동은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한번 연구해보자. 일반 학생의 생활영역은 가정과 학교이다.
가톨릭학생에게는 본당이라는 또 하나의 환경이 주어진다. 가정과 학교와 본당은 가톨릭학생에게 주어진 사회구조이다. 이중에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가톨릭적 교육의 효과를 낼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이 세가지 중에서도 학생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역시 학교이고 학교가 학생사회를 형성시켜 준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가톨릭학생운동은 학생들이 교회로 나오길 기다리기 보다 교회가 학교로 침투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학생은 진선미에 대한 추구가 대단히 강하다. 그래서 교회는 참되고 거룩하고 아름다움 을학생들에게 여실히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교회는 끝까지 학생들에게 외면당할 것이고 학생들은 교회에대해서 취미를 잃게되고 말 것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 때 교회의 일원인 우리 모두가 우리 각자의 생활에 대해서 깊이 반성해야 할 줄 믿는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