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은 노동절이다. 이날은 노동의 가치를 과시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노동을 파한다. 또 이날이 오면 JOC 같은 노동운동을 위해 모인 단체는 연례행사로서「노동자 위안의 밤」을 갖고 연사들은 노동의 신성성(神聖性)과 노동은 하느님의 창조력에 참여한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러나 실상 생각해 볼 때 노동자는 왜 위안의 대상이 돼야하는지 알 길이 없다. 노동자가 위안받기 보다 위안하는 사회가 되어야 올바른 사회가 되지않을까 하는 느낌이다. 이 사회에서 노동자는 올바른 인간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위안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교회는 이제 노동자를 위안하기보다 적극적으로 노동자가 어떻게 인간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을 연구, 실천하는 것이 사회참여의 임무를 다하는 길이라고 하겠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제개발의 도상에 있으며 비약의 발전을 나타내고 있다.
이 나라의 국민된 우리로서는 참으로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교회는 참된 발전이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고는 이룩될 수 없다고 가르치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이뤄진 이득이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을 경우 정의는 파괴되고 노동자의 불평은 충천하게 되며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교황 레오 13세, 삐오 11세, 삐오 12세, 요한 23세께서 회칙을 통해 이구동성으로 가르치는 것은 한 기업체의 생산은 노동과 자본의 공동산물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노동과 자본이 합쳐져 생기는 것이 기업체의 이득인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이 이득이 자본에만 속해있지 노동자는 여기에 아무런 권리도 없는 것 같이 생각하고 노동자는 자본가에게 노동력을 파는 것으로 그치고 마는 것이다.
노동을 상품화하는 사회에서 인간의 기본권이 존중되리라고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노동자는 노동함으로써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받아야 한다. 이 기본권이란 자신과 부양가족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와 교육을받을 권리,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권리다.
어느 기업주가 이러한 노동자의 기본권을 고려하면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가? 돈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복지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사업을 한다는 정신이 아쉽기만 하다.
다음으로 노동자들의 권익옹호를 위한 조직인 노동조합을 살펴보자 노동조합은 자본 앞에 무력한 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이익에 역행하고있다. 먼저 노동조합 자체가 정화되어야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신자노동자들을 노동조합에 적극 참여토록 지도해야하고 신자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적극참여, 활동해야 할 의무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
현재 부산과 인천「부두노조」에서「콘테이너」선 도입에 대해 쟁의를 벌이고있다「콘테이너」선이 도입 되면 수천명의 부두노동자들은 실직하게 된다. 기계노동력이 인간노동력을 밀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개발도상에 있는 우리의 형편상 이를 단순히 배척만 할 수는 없다. 다만 앞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부두노조 측은 4가지 해결방안을 내놓았다.
즉 점차적으로 기계화를 실현하되 ①「콘테이너」화물을 현행 항만 하역 요율에 따라 노임을 지급할 것.
②실업보상금 지급③「콘테이너」기술작업에 노무자를 채용하고 기술교육을 실시할 것. ④그의 전업(轉業) 대책을 위해 정부-사용주-노무자대표로 특별기구를 구성할 것 등이다.
이 제안에서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기본권을 위해 참으로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이는 최소한의 요구조건으로 마땅히 관철돼야할 것이라는 우리의 견해를 밝혀둔다.
이 문제가 원만히 해결이돼야 노동자들은 사회에 대해 신뢰하게 될 것이고 노동하는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며 사회는 올바르게 발전할 것이다.
끝으로 한가지 부언할 것은 큰 기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어느정도 노동법규에 의해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은 임금(賃金)과 노동시간과 노동조건에 대해서 큰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하다. 사업체가 적으면 적을수록 사업가는 노동자에 대한 절대권을 갖고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대우문제는 아주 시급하다 하겠다.
교회는 노동자들이 자본주와 쟁의해서 노사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호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서로의 이해와 사랑속에 모든 것이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이 나라의 경제 주도권을 가진 자본주들이 교회정신에 입각한 노동자 대우를 모색해야 한다고 본다.
노동절을 맞이해서 한결같이 바라는 것은 노동자들의 행복이 아니고 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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