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다음과 같은 가슴 아픈 서두로 시작되는 장문의 편지를 받았다。
『지난 주 가톨릭신문(10、15)「일요한담」난에 실린 신부님의 글을 읽고 심기가 불편해 져서 신문에 토고를 할까、궁리를 하다 보니 고혈압증세가 심해지기에 그 신문을 치워버리고 깨끗이 잊기로 했었습니다。그러나 날마다 그 생각이 되살아나곤 하더니 오늘 아침에 묵주의 기도를 바치는데 영광의 신비 3단에서 문득 신부님께 편지를 써야한다는 생각이 솟아올라 우리나라 성교회를 걱정하시는 성령의 재촉으로 알아듣고 불편한 몸을 일으켜 붓을 듭니다。』이같이 시작된 편지의 골자는 다음의 구절 같았다。『지금은 신부님들이 사회나 정치에 매어달릴 것이 아니라 눈을 안으로 돌려 사제 본연의 직무인 사목 업무를 우선적으로 수행하셔야 할 때 입니다。이제부터 정치는 정치가에게 맡기고 사제들은 양떼들의 영신사정에 온 정성을 쏟으셨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주장이다。
그리고는 『성직자들의 개과천선과 성화(聖化)를 비는 교우들의 기도가 열화같이 바쳐지고 있으므로、하느님의 사업을 제쳐놓고 세상의 일에만 정신을 팔던 사제들도 성령의 감도를 받아 제자리로 돌아 올 날이 멀지 않았다고 믿고 있습니다』라는 내용과 이에 맞는 성서구절(에페소서4、29~31)로 끝을 맺는다。
우선 신자들의 영혼에 희망과 기쁨을 실어 줘야 할 사제가 오히려「고혈압」이 심해질 지경의 아픔을 주었다는데 뭐라 말할 수 없는 가책을 느낀다。그래서 우선 이 편지를 보내주신 교우에게는 답장을 보냈다。그러나 신문한 귀퉁이 작고 보잘것없는 글 때문에 가슴 아파했을 또 다른 교우들을 생각하며 한마디 하고 싶다。
『우리가 구원되는 길은 오직 하나 사랑하는 것,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아버지처럼 사랑할 수도 있고 어머니처럼 사랑할 수도 있다 』 사랑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다고 몰아 세워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서로 다른 주장과 몸짓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모두가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기」때문이다。 표현방법이 다르고 주장이 다르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지 말자。 서로 다른 몸짓과 주장까지도 포용 할 수 있을 때 「진정 우리는 사랑하려고 노력 하고 있다」거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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