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전이 최근 우리말로 번역 출판됐다。교회법전 번역판 편찬 사업은 한국교회사상 처음 시도된 것으로서 가히 역사적이라 할만하다。우선 이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교회법전공 사제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교회법전은 원문이 라틴어로 돼있다。따라서 교회법을 전공한 사제들의 노력이 필연적이며 번역판 없이는 신자들이 교회법전을 이해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물론 교회법전 번역판이 없더라도 신자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을 일은 없다。교회법전에 입각한 지역교회법、즉 한국교회법이 마련되기 때문이다。그러나 보편법인 교회법전이 이해를 수반할 때와 그렇지 못할 경우와는 큰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이제 우리도 우리말 교회법전을 가지게 됨으로써 누구라도 뜻만 있으면 교회법전을 가까이 대할 수 있게 됐다。주교회의도 이점을 감안、교회법전 번역판 발행을 적극 지원하여 판매가격을 실비로 책정했다。널리 보급되기를 기대한다.
교회법전 번역사업은 성서번역、각종 전례서 편찬、가톨릭 대사전 발간사업 등에 버금가는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교회의 외적 성장과 함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다고도 볼 수 있다.
또한 교회법전 번역을 계기로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 시안이 마련된 것도 부수적으로 얻어낸 큰 수확이다。우리말 교회법전은 성직자ㆍ수도자ㆍ신학생뿐만 아니라 평신도들에게도 교회법을 이래라고 생활화 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법전 번역위원들은 용어문제 때문에 많은 고심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 결과 생소한 용어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며 구용어가 재등장하기도 했다。용어문제는 당위성이 인정되면 바뀔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계기로 올바른 용어사용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길 기대한다.
번역위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리면서 아쉬운 점 한 가지를 지적하고자 한다. 교회법전내용 색인(索引)문제이다. 교회법전 내용 색인은 1백33쪽 분량에 1천여 개가 넘는 적지 않은 항류가 라틴어 운문을 알파벳순으로 나열하고 이를 한글로 번역하였기 때문에 라틴어를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찾아보기가 어렵게 돼있다.
따라서 현재의 내용 색인은 그대로 두되 우리말 색인을 가나다순으로 재배열하고 그 옆에 라틴어를 병행할 것을 제안한다. 이렇게 하면 가나다순의 우리말 색인을 라틴어로 확인한 후 우리말 해설을 찾아볼 수 있다.
색인이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색인 제목만을 우리말-라틴어로 작성하는 데는 13쪽 분량이면 가능하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가나다순의 우리말 색인 작업에 착수해 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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