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의 주위에는 어느 때보다 어떠한 병보다 암으로 쓸어진 사람이 많다.『암은 무엇이냐』『암은 죽음이다』다시『암은 무엇이냐』그러면 막대기로 묻는 이의 머리를 한대 갈겨줄 뿐 인류는 아직 이 무서운 암에 대해서는 노벨상을 타지 못한 낙제생이다. 세계적으로 암 사망률이 높은 곳은 일본이라고 한다. 그 중 차를 많이 마시는 지방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차마시는 습관이 문제란다. 불란서에서는 매년 10만명이 암으로 죽는다나. 심장이식 제1호는 남아프리카인의 암 환자에서 시작하였다.
EㆍB 바이러스를 시험관에서 배양성공했다는 기쁜소식도 있지만 그러나 올해만도 32만5천여명의 남녀미국인이 암으로 죽게될 거라니 놀랍다.
옛날 결핵이 불치병이라고 하던 때 폐결핵환자에게는 폐렴가다루니 혹은 패문 임파선염이라고 달리 후한 병명을 붙여 환자를 안심시켰다.『당신은 암이올시다』이 한마디 시한폭탄을 안고 그 누구가 초연할 수 있을까. 나는 신음하고 있는 환자곁에서 자주 이렇게생각해 본다. 아무래도 나는 자신이 없을 것 같다. 때로는 자살할 만큼 큰 강타의 이 쇼크를 어떻게 용납할까? 암으로 죽은 일본인 암연구병원장은『이 아픔은 지독하다. 자살할 정도이다.
그러나 나의 입장에서 자살할 수는 없다』했다. 또 어떤 사람이 위암에 걸렸다. 주치의는 위궤양이라하는「카르테」를 환자용과 주치의 용두장을 만들었다. 어느날 간호원의 부주의로 진짜「카르테」를 그만 책상 위에 둔 것을 그 환자가 발견했다. 의사는 여러모로 위로했지만 그날후로 식음을 전폐하고 마침내 죽고 말았다. 누구가 이 말을 듣고 당황함이 없이 초연할 수 있을까?
매우 고매한 고승(高僧) 한 분이 암으로 입원했다.『나는 평정(平靜)한 심정으로 들을 수 있소. 죽음도 두렵지 않소. 진정으로 말해주오』의사는 이 말에 속았다.『실은 스님은 암이올시다』했다. 그 후 식음을 폐하고 몇일 후엔 죽고말았다 한다.
사실 이런 환자들에게 무슨 말로 위로할는 지 심히 망서린다.
『주님의 섭리니 이왕받는고통을 주님의 십자가 고통과 합하여 잘 참아 받으십시오』관습적이오, 무능한 위로의 말이다. 때로는 나도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방문을 퍽 흐뭇하게 여기는가보다.『신부님, 한 몇 달쯤일어나 세수하고 걸어다니다가 죽으면 얼마나 좋겠읍니까?』안타까운 여명은 한장한장 때는 일일달력처럼 몇일이 남지않은 아쉼,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잠시 웃기는 것이다. 아나롤ㆍ프랑스작「성모의 마술사」에나오는 마술사 바르나베 그는 수사가 됐다. 모든 수사는 각기 특기대로 무엇이던지 만들고 있는데 그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마침내 성당 안에 성모상 앞에서 마술사 시절의 곡예를 하기로 했다. 물구나무 서서 성모상을 웃기고 있었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는 내용이다.
나도 환자를 더러는 웃긴다. 다만 조심조심 기침이 나지 않도록 함께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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