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예수님 손 잡아봤다. 근데 아주 따뜻하더라』6살난 딸 데레사의 말에 무심코 응답했다가 다시『예수님 손을?』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응, 있지 거기서 손잡고 집까지 걸어왔는데 무척 따뜻하다』
무슨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으나 횡설수설 하는 말을 정리해 보니 알 것 같았다.
얼마 전 본당에서 반장 성지순례를 갔었는데 솔뫼 피정의 집을 다녀왔다. 가고 싶은 욕심에 딸아이를 유치원에도 안보내고 데리고 갔다. 점심식사 후 십자가의 길을 마치고 김대건 성인 동상 앞에 서서 각자 묵상을 했다. 피정의 집 본관으로 돌아오는 그 길을 마리요셉수녀님의 손을 꼭 붙잡고 온 것이다.
그날은 가을 날씨답지 않게 바람이 꽤 부는 쌀쌀한 날씨였다. 십자가의 길을 하는 동안 딸아이는 추워보였다. 그것이 측은해 보이니까 아마도 수녀님이 손을 잡아주신 모양이다. 딸 데레사는 그 따뜻한 손을 그만 예수님 손으로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데레사, 예수님 아니고 수녀님이지』했더니『응, 참 그렇지』라고 하면서『엄마 그럼 예수님 손은 차가워, 따뜻해? 엄마는 예수님 손 잡아봤어?』라고 물었다. 예수님 손이 더 따뜻하다는 말을 해주고는 묵상을 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내미는 손은 과연 따뜻할까, 차가울까? 우리가 행하는 일이 다 옳을 수는 없다. 죄인 줄 모르고 짓는 죄, 알면서도 행하는 죄, 주님보시기에 합당치 못한 부분들을 주렁주렁 짊어진 우리들.
이런 죄인들에게도 주님은 항상 따뜻한 손으로 우리들을 감싸주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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