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생사노병을 알지못한 젊은 석가가 외부관유에서 얻은 지식은 이러했다. 동문에서 마침 흰머리칼을 한 가죽만 남고 등이 굽어 지팽이를 짚고가는 늙은이가 지나간다.
『저것은 무엇인가?』『저것은 늙은사람이라 하나이다』도대체『늙은 사람이란 무엇인가?』『예 원래 어린아기였다가 세월이 흘러 쇠하여지고, 나중엔 기력이 다하여 괴롬을 이기지 못하여 남은 날이 얼마되지 않는 것을 늙은 사람이라 하나이다』『나에게도 닥쳐올거냐?』『황송 하나이다. 늙음은 아무도 면할 길이 없나이다』했다.
몇일후 남문을 나서니 병자한 사람이 있었다.『저것은 무엇이냐』『저것은 병자올시다』『병이란 무엇이냐?』『무릇 신체는 땅ㆍ물ㆍ불ㆍ바람의4대원소로되어, 이 원소가 조화 잘못되면 열이나고 흑한기가 들고 몸이 아파 음식을 못하다 숨이 가빠져 심하면 죽나이다』『그렇다면 이 몸도 저렇게 병들 수 있단 말이냐?』『예 누구나 면치 못하는 운명이옵나이다』석가는 심기가 편치 못하여 돌아온 그 다음날 서문에 나서니 여러 사람이 어깨에 무엇을메고 구슬피 울며 간다『저것은 무엇이냐?』『예 죽은 사람이올시다』『어떤 것을 죽었다고 하느냐?』『처음 동문서 보신 늙은이나 남문서 보신 병들은 것이 숨이 끊어져 일체의 동작을 못하니 그 신체가 토목과 다를바 없어 죽음이라 하나이다』『그러면 이 몸도 죽음이 있단 말인가?』『예 이 죽음만은 누구도 면치못하나이다』다시 북문에 나서 나무그늘 아래서 잠시 쉴 때 머리를 빡빡깎고 가사입고 손에 바리때 들며 석장 잡은 도사보고『너는 누구냐?』『저는 비구올시다』『비구라니 무엇하는 사람인고?』『탐진치의 3악을 끊고 생사를 초월하여 중생제도하기 위하여 수도하는 사람올시다』사문출유한 태자는 삶에 회의를 품고 출가를 결심했다. 아버지의 기대와 아름다운 아내를 버리고 나섰다. 인연을 인연으로 끊을 수 밖에 없었다. 결코 손델 수 없는 운명 앞에 좌절한다는 것은 너무도 너무도 억울한 인생이다. 죽음을 미리 죽을 수 있는「지혜」가 있다면 죽음의 고통을 없앨 수도 있을 것이다. 길은 있지만 그길을 찾기란 쉬운 작업이 아니다. 석가는『열반은 있고 열반으로 가는길도 있고 또 그길을 교설하는 나도있지만 사람들은 이 열반에 이르는이도 있고 못이르는 이도 있다. 그것은 나로서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나는 다만「길」을 가리킬뿐이다』했다. 이길은 무엇인가? 길을 물어가야 한다. 신작로가 있어도 내가 다 걸어 갈 길은 아니다. 예수님은『나는 길이로다』하였다. 불타는 길을 물으면 먼데를 손구락질하고 예수님은 길을 물으면 자기의 타는 가슴팍을 가리킨다. 불타는 멀리 히마라야산을 바라보며 설법을 하는자세이나 예수님은 일어서서 모름지기 십자가에 못박힌다. 인생은 외로운 나그네 참으로 먼 길을 향하고 있을뿐이다. 우리는 예수를 믿으면서 철없는 석가의 물음을 하기도한다.『네 아버지는 무엇을 하는가?』『아버지는 엿장수 합니더』아참으로 거짓없는 천사의 대답이다. 아들은 자랑으로 우리 아버지 엿장수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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