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축제「무드」가 익어가는 일본. 아시아에선 처음 열리는「만박」이고, 그것도 바로 이웃나라라 그동안 우리도 여러모로 관심을 쏟았던것 같다. 실리적인 한국「붐」을 일으켜 발전도상의 우리「이미지」를 해외에 진작하려는 계획은 물론, 관광객 유치 교섭단을 파견하는 등 그야말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달가. 참관자들의 밀수를 단속ㆍ강화하는 특별지침까지마련하는가 하면 차제에 5만 정도의 손님을 유치함으로써 1천만불의 외화를 획득해보자는 계몽도 꾸준히 진행돼왔다고 보아진다. ▲남의 나라서 벌어지는 잔치라고 멍청히 앉아있을 수만은 없었으리라. 아무리 치밀해도 항상 지나치지 않는 것이 준비니, 준비를 많이 했다고 욕할 이유는 추호도 없겠다. 그러나「위협받는 경주의 옛 모습」이란 표제의 기사를 읽을 땐 솔직히 말해서 고소를 금할 수 없어진다. 관광소득 증대도 좋지만 문화재마다 담을 둘러 주위의 잡시설을 차리는 유료화 계획을 검토중이라니 말이다. 그쯤되면 경주는 이미 경주이길 그만둔 볼성사나운 기형이나 되고 말지 않을까? ▲구미 각국서는 일찍부터「고도보존법」이 실시돼왔다고 한다. 고도성장과 개발의추세 때문에 일본서도 5년전에 그것을 제정한 바 있다. 야외민속촌이란게 있어 보존이 곤란한 대표적 민가들을 전체로 이전하는 나라도 있단다. 그렇게는 못할망정, 신라유적의「매스」요「에센스」라 할 수 있는 경주시를 얍삭한 상혼으로 울긋불긋 온통 색칠을 하려는 건 도시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가, 사라져가는 기와집 보존구역 설정을 위해 현행도시계획법의 보완을 건설부에 건의했다는 것은 거기 비하면 좀은 반가운 소식이긴 하다. 나날이 면모가 새로워지는 도심이라 분명히 문제점은 있으리라. 어쨌든 노인네나 지님직한 감상적인 회고취미란 것과 건강한전통의 존중을 동일시할 순 없는 것이다. 개발도 하고 전진도 해야겠지만 요컨데 버르장머리 없는 애숭이가 되지 말잔 얘기다. 품위와 고고의 은은한 멋은 언제고 그만큼은 뿌리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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