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입문」442 페이지엔 교황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로마」주교의 특별한 임무는 바로 베드로의 그것, 즉…교회의 일치를 보존하는 일이다. 이 목적 때문에 그는 주교단의 권위 있는 으뜸이다. 그는 주교들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교들 중의 첫째이다. 또한 지도적인 위치에 있다. 이런 의미에서는 물론 주교들 위에 있다. …4세기 이래 이 「로마」주교를 PAPA(아버지)라 불러오고 있다-▲이러한 설명에 이어「한국에서는 교황 교종 법왕 등으로 불리고 있다」는 주(註)를 달아놓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교종(敎宗)으로 통하는 일은 거의 없다. 교회 내에서는 물론 각종 매스ㆍ미디어도 거의 모두가 교황(敎皇)이라 호칭한다. 법왕(法王)이란 호칭은 외신에서 간혹 눈에 띨 정도다. 사실 교황이란 천부당만부당(千不当萬不当)한 호칭이다. 그러나 일반사회에서 그렇게 통용되고 있으니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일상용어의 마력에 걸려, 그 어색스러움도 망각한 것일가?▲교회에는 공산주의의 주권재당(主權在党)같은 현상이나 군국주의의 주권재통(主權在統)같은 현상은 도저히 볼수 없다. 또한 교회는 주권재민(主權在民)을 바탕으로 하는 민주주의도 아니요, 동시에 주권(主權)이 임금에게 있는 전제군주주의도 아니다. 교회는 모든 권(權)의 원천은 그리스도에 있는것이다. 교「황(皇)」이란 呼_은「주교단의 권위있는 으뜸」이 전제군주라는 인상을 주게한다. 이 호칭은 또한 「주교단의 권위있는 으뜸」이 스스로 「종(從僕)중의 종」이란 呼_과 너무나 대립된다. ▲「로마」의 주교는「로마」가톨릭 종가(宗家(?))의 종손(宗孫(?)) 즉 으뜸이지「황(皇)」은 아니다. PONTIFEX 또는 SUMMUS PONTIFEX란 말에는 皇의 뜻이 전혀 없다. 최고의 가교자(架橋者)라는 뜻이다. 이를 테면 하느님과 인간과의 가교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POPE 또는 PAPA라는 말에는 아버지라는 뜻밖에 없다. 이렇게 볼 때 교종이란 호칭이 가장 적합하다. 천주교가 중국에서 전래될 때부터 교종으로 불리워 왔다. ▲이「종(宗)」이 「황(皇)」으로 둔갑한 것은 일제때부터다. 제국일본은 교종을 법왕(法王)이라 부르기도 하고 저들의 천황에 걸맞게 교황(敎皇)이라 고쳐 부르기도 했다. 한국교회와 사회가 「교황」을 통용함은 제국일본에 너무 어이없이 적응한 결과일 것이다. 이 호칭을「교종」으로 바로잡아 보려는 노력이 전혀 없진 않았다. 몇년 전에 가톨릭시보에서「황(皇)」을 「종(宗)」을 섞어 사용하면서 교회와 일반의 눈치를 살폈지만 깨끗이 묵살당했다. 일반의 통용력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으뜸」은 우리의 무례한 호칭에 괘념치 않으시고 계속 한국교회를 사랑하실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