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매일미사에 관한 독자 투고를 보고 평소 내가 생각한바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 역시 레지오 단원으로써 활동에 임할 땐 맨손이어서 꼭 미사후에는 성당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주보를 모아서 활동대상자에게 주곤 했다. 주보에는 비신앙인들이 읽을 수 있는 부분도 상당히 있고, 비신자들도 많이 읽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일미사 책은 예비자나 노인신자들에겐 퍽 편리하고 유익 하지만 가뜩이나 성경 안 읽고 가지지 않고 다니기로 유명(?)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이 이것의 등장으로 더욱 들고 다니지 않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뭐든 편리함을 원하고 있기에 우리 성당 경우는 신부님도 권고 하시니 거의 다 사서 보는데, 과연 차곡차곡 모았다가 다시 몇 년 후에 볼 신자가 몇이나 될지 의문스럽다. 2백원이라는 적은 돈도 일년 모으면 커다란 성경 한권 값이 넘으니 낭비라는 생각도 든다.
또 사다놓은 가톨릭 기도서는 더욱 활용치 않고 먼지만 덮어 쓰고있다. 평일미사에 늘 다니는 신자는 극소수이고 많은 신자들은 주일 때만 매일미사책을 보리라 생각되니 재활용이라도 되게끔 배려가 있으면 좋겠다. 성경을 들고 다니면 조금 일찍 성당에 도착했을땐 그날의 독서를 찾아놓고 앞, 뒤를 더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다가는 가톨릭에서는 무슨 책을 보느냐고 누가 물으면 「매일미사책」을 본다고 하는 말이 나올법도 하다. 그리고 음식으로치면 마치 시장에서 온갖 재료를 다 넣어 포장한 뒤 집에서는 사다 끓이기만하면 되는 것처럼 돼있다. 매일미사책 한권만 달랑 들고 가면 그날 미사를 쉽게 참례했다는 생각이 들면 어쩐지 기분이 좋질 않다. 무겁지만 검정색의 하느님 말씀을 자랑스레 옆구리에 끼고 가는 모습이 어쩐지 그립게 느껴진다. 일주일에 단 한번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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