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일곱번째 성소주일을 맞는다. 매년 이날이 되면 성소증가를 위해 실제적인 성소증가를 위해 신학교와 수도단체의 개방 및 강론과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성소주일의 일반적인 행사가 그주일 하루만을 위한 의례적인 것으로 변해버리는 느낌이 짙어가고 있는 것 같다.
구속사업에 있어서의 성소의 절대적 가치는 그리스도 친히 주장하신 바이며 성소증가의 필요성 또한 교회의 역사를 통해 점증해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성소증가를 위한 구체적 대책수립과 시행에 하루도 방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가톨릭여성단체 서울대교구협의회에서는 신학교 후원 사업을 시작하여 목하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한국교회가 자립을 목표로 전력을 기울이고있는 이 때, 신학교 교육의 육성과 성소의 보호를 위해 신학교에 장학제도를 마련하려는 시도는 실로 뜻깊은 일이라 아니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이런 획기적인 착상이 여성들의 숨은 노력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반성의 계기가 될 줄 안다.
우리가 사제성소의 증가를 진정코 원한다면 비단 이와같은 경제적면 뿐아니라 성소의 현대적 의미와 사제생활의 참된 가치를 대중이 납득하고 매력을느낄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흔히 사제성소의 감소현상을 독신문제에 대한 논담이나 사제들의 경제적 여건 등, 지극히 소극적인 원인에만 결부시켜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성소의 양과 질은 가정과 교회와 학교안에서 현실화하는 그리스도 생명에 비례한다고 볼 수있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적 가치관이 가정과 교회와 학교안에서 어느정도 기반을 갖추었는가에 따라 성소의 양과 질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첫째 가정의 영향력을 보자.
제2차「바티깐」공의회의「사제양성에 관한 교령」에서도『특히 가정들이 믿음과 사랑과 신심의 정신으로 살아가며 가정들이 마치「준비신학교」와 같이 될 때 이 일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을 명백히 했고 삐오 12세께서는『천주께서 당신의 사제와 수사 수녀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들에게 주신 자녀를 어떻게 하시렵니까?』하고 준엄하게 따지셨다. 과연 가정은 인간의 가치관 형성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환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돈과 명예 등 현세적 가치만을 주입시키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자기 자녀는 뒤로 빼돌려 놓고 입으로만 성소 증가를 외친다면 누구의 자녀가 성소를 택한단 말인가?
둘째 교회가 지닌 초자연적 매력이다.
옛날엔 신부가 먹는 쌀밥이 먹고싶어 신학교에 들어가는 예도 있었다고 한다. 물론 유치하기 짝이없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리스도의 이끄심은 이렇게 구체적으로 실현될 수도 있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그 구체적 매력이 어느만큼 성화할 수 있었는가는 신학교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바이다.
그러나 고도로 조직화한 현대사회는 인간이 어릴때부터 자기의 이상과 역할을 현실문제로 생각하도록 강요하고 있으므로 이런 막연한 이끄심에 응하는 청소년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조직화한 사회의의 모든 분야에서 하느님의 은총아래 그 분야의 역할을 성화시키는 사자로서 사제상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 어느분야에서든 사제의 역할이 멋들어지고 보람차다는 것을 기성세대가 실증해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셋째는 청소년들의 학교환경을 들 수 있다.
한국에도 가톨릭이 직접경영하는 학교가 적지않지만 과연 그 학교에서 가톨릭의 이미지가 얼마만큼 살려지고 있는가에는 재고의 여지가 있다. 하물며 성소의 중대성이나 의의를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없다.
계획적인 신심행사나 종교「서클」을 통하여 학생들이 봉사와 희생을 실천함으로써 고귀한 이상을 체험하고, 나아가 성소에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마련해주어야 할 것이다.
이상 세 관점에서 성소개발의 가능성을 열거해 보았다.
한마디로 항간에 논의되는 성소감소현상은 기성세대가 성소에 관심을 적게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성소주일을 맞아 성소증가가 어떤 면에서 볼때 불가항력적인 것도 아니며 성소의 현상이 바로 우리 종교생활의 반영임을 자각하고 성소에 대한 우리의 막연한 관심을 재검토해야 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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