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양성을 위해 일생동안 모아온 전자산을 서울대학교 장학회에 기증한 78세의 할머니가 있다는 기사가 본보에 보도되었었다. 그 주인공은 이원경 마리아 할머니. 참으로 마음 흐뭇한 인간의 아름다움이라고 할수 있다. 우리보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향상된 나라에서도 이러한 미담이 흔한 모양이다. 일평생 모은 전자산을 죽기전에 교육이나 자선사업에 또는 교회에 희사하는 예가 흔히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극히 드문일인것 같다. 소위 말하는 선진국에서 이런 미담이 많다는 것은 그들이 잘살기 때문인지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교육과 자선을 그만큼 자신을 희생하고 도와주었기 때문에 잘살게 되었는지 가릴수는 없으나 이것이 선진국의 특징중의 하나인 것만은 틀림이 없는것 같다. 왜냐하면 인간은 향상되면 될수록 개인적인 문제들을 초월하고 전체를 위해 또는 공익을위해 헌신할수 있고 미개할수롤 자신의 문제로 급급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 사회에도 이원경 할머니같은 분이 속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여기에 교회가해야 할 사명이 있다. 사심을 떠나 공익을 위하는 사랑의 정신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그것이다. 이원경 할머니의 말대로 『신앙은 자신의 구령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구원이 돼야한다』고 한 그러한 신앙을 전달할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는 과연 이 사명을 다하고 있는가? 이원경 할머니의 말을 다시 한번 빌려본다. 알알이 모은 3백만원을 『사실 교회에 바치고 싶었지만 대사회적인 폭넓은 봉사와 민족의 슬픔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장학기금으로 서울대학교 장학회에 희사했다는 것이다. 서울대학은 우리나라 일류대학으로써 많은 훌륭한 지도자들을 배출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원경 할머니의 생각은 당연지사라 하겠다. 누구도 이 생각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또 누구든지 희사한 돈이 있으면 이원경 할머니처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신자들 중에 교회에 자산을 희사했다사 또 희사하려다가 도로 찾아간 일이 있다.
그것은 교회의 지향이 명확하지 못했거나 또는 그 절차상에 비인간적 관계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면 이원경 할머니의 말은 교회의 정신상태를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 될수 있다. 행동의 교훈은 강론대의 설교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교회는 참으로 대오 각성하고 마음과 정신을 바꾸는 희심을 해야하겠다.
이 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교회의 정신은 사회봉사나 민족발전을 말로는 부르짖으나 실천할 정도로 강하지는 못한것이 사실이다. 교회는 집단으로써 아직도 사심이 너무많다. 집단사심이란 개인사심보다 더 무서운 것으로써 사회 전체에 대해 더 큰 피해를 초래할수 있는 것이다. 물론 집단사심이란 개인사심이 합쳐진 것이다. 그러기에 집단사심을 불식하기 위해서 각자가 사심을 버릴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집단사심은 그 집단의 지도층에 의해서 활개치게 된다는 것을 또한 잊지말아야 한다. 교회를 말하자면 주교와 신부들에 의해서 집단사심이 구체화되고 주교와 신부들의 사심이 바로 집단사심이 되는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각성과 생활개선이 교회에 대한 일반의 생각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위해 교회의 지도자들이 해야 할 것은 첫째로는 생활의 개선이다. 말하자면 봉사자의 생활을 해야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직자 중 만의 일이라도 성직을 생활수단으로 살거나 돈벌이의 방법으로 사용한다면 교회는 존재할 가치를 상실하고 마는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절대적으로 돈벌기 위한 목적으로 사업할수는 없는 것이다.
지난번 서강대학에서 실시한 종교사회 조사보고에 나타난 결과를 보면 표본 색출된 가톨릭대학생 중 50.3%가 주일강론에 너무 돈에 대한 얘기가 많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교회가 활동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는 하겠지만 신성한 강론대에까지 돈이 주된 얘기로 거론된다는 것은 무엇인가 교회의 본연의 자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둘째로 교회는 정신적 가치 즉 복음과 평화와 진리와 사랑을 위해서 이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음을 더 깊이 깨달아야 하고 또 그것을 위해서 전력하는 생활을 해야한다.
교회는 기업체가 아니다. 정신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구원의 단체이다. 사실 교회의 한사람 한사람이 이 사실을 깊이 깨닫는다면 교회는 한국사회에 폭넓은 봉사를 할수 있고 한국 민족을 세계에 첫째가는 민족으로도 만들수 있을것이다. 이 지구상에 경제적으로 잘사는 나라는 많지만 정신가치를 제대로 구현해가는 민족은 없기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 셋째로 교회는 돈에서 해방되어야 한다. 어떤 신자가 좀 돈이 있고 교회에 희사할 줄 안다고 하면 모두가 그리로 쏠리고 그 신자를 귀찮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따라서 그 신자는 교회를 멀리하게돼 버리는 수가 있다. 교회는 절대로 신자들의 돈을 노릴수 없다. 교회는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하면 하느님께서 신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시는 것이다. 이것을 믿는것이 교회가 아닌가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를 찾으라 그러면 모든것은 다 주어질 것이다』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교회는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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