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자선 (慈善) 행위는 불가분의 관계라고 할수있다. 자선행위 없는 교회란 존재가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복음화에 있어서도 교회의 자선은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종교는 자선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가능한 한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는 전통적으로 사랑의 결실인 자선행위를 강조하면서 자선사업을 적극 선도해 왔다. 교회의 자선사업은 단순한 물질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사람과 애정으로 자선사업에 참여、 그리스도의 참 사랑 구현에 일익을 담당해왔다.
가난하고 불우한 이웃에게 자선행위 없는 복음 선교는 공허할 뿐이다. 우선 그들을 사랑으로 감싸 안고 굶주린 자에게는 빵을、 고통 중에 있는 자에게는 위로를、 병든 자에게는 치료가 중요한 것이다.
이들에게 베푸는 조건 없는 사랑은 결국 참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동시、 인간을 사랑한 나머지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길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회의 자선행위는 특정한 날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중 모든 날에 행해진다. 그러나 주교회의는 지난 84년11월 가을 정기총회에서 대림 제3주일을「자선의 날」로 제정하고 특별헌금은 각 교구별로 사용키로 한바 있다.
주교회의가 이같이 자선주일을 특별히 제정한 것은 기존의 구라주일을 단계적으로 폐지시키면서 자선의 대상을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미 자선의 날 제정 이전부터 매월 한 번 정도씩 불우 이웃을 돕기 위해 특별헌금을 실시해온 본당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교회의가「자선의 날」을 특별주일로 제정한 것은 적어도 1년에 한번 전국의 모든 본당이 같은 지향으로 기도하면서 교회의 자선의지를 더욱 확고히 해나가겠다는 의지의 천명이라 할 수 있다.
자선의 날은 한국 천주교회가 2백주년을 기념한 후 첫 번째로 결의한 구체적인 실천 강령 성격도 지니고 있다. 성숙한 교회 상의 구현에는 폭넓은 자선사업이 뒤따라야함을 재인식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특별히 서울 대교구는 자선의 날 제정을 계기로 각 본당 예산의 십일조를 자선기금으로 사용하도록 교구장이 특별지시를 내린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집행은 만족할만한 수준에 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서울의 본당들이 재정적으로 타 교구에 비해서는 괜찮은 편이기는 하지만 지출항목도 그만큼 많다. 그리고 교회발전을 위해 더욱 많은 재정이 요구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자들에게 십일조를 강조하고 있는 교회가 교회자체의 발전에 집착、 십일조 사용에 등한히 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제6회 자선의 날을 맞아 신자와 교회당국이 자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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