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를 목적지로 국에 빈발하다가 유럽에서 중동으로 퍼져간 공중납치 사건이 전염병처럼 한반도까지 오염돼왔다。去年末의 KAL계피납사건이 우리에게 공산무리들에 대한 분격을 아직도 가시지 않게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일본항공의「보잉」727「요도」호가 피납도중 김포에 기착하게 됐던 사건은 우리에게 남의 일처럼 생각할 수 없는 입장을 취하게 했었다。그래서 어떻게 하던 100여 승객을 공산지옥에 보내지 않고 이 땅에서 그들을 집에 돌려보내고자 한 노력이 정부당국은 물론 전국민 일치해서 경주됐던 것이 사실이다。인내와 인도주의에 입각한 한국측의 노력이 열매를 맺어「요도」 호의 승객들은 50여시간 긴 기내 감금생활에서 구출됏고 일본의 정부당국자들도 진실인듯 보이는 정중의 어조로 한국에 감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사건을 둘러싼 일본 국내의 여론과 사지에서 기사회생한 승객들의 뒷얘기가 한국민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2차대전에서 패전했을 때의 그 참상에 발버둥치다가 한국동난을 계기로 한 특수경기로 부흥을 이룩한 일본의 그 백성들이 20년간의 태평「무드」속에서 백치가 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마저 준 것이다。그리고 민족성이 그다지도 변할 수 있었는가 하는 놀라움마저 던져준 것이다。승객들은 공산지옥이 어떤 것인지를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그리고 납치범들인 10~20대 학생들은 인도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정신병자처럼 보였다。그러나 그렇더라도 일본국내의 지도자들은 세계의 현실은 알고 있었을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적을 알고 두려움을 느낀다든가 깔본다는 경우는 적을 이미 알고있다는 데에서 그런대로 타당한 자세로 돌릴 수 있겠다。그러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척 하는 경우 자신이 얼마나 위태로운 지경에 이를 것인지 그 자신은 물론 모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이라는 나라는「바보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세계에 알려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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