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70을 계기로 해서인지는 몰라도 요즈음 거리에는 초미니 아가씨들이 많아졌으며 어느새 미니가 초미니로 되었다. 뿐만 아니라 큰 도시에서는 맘모스 빌딩들이 만화영화에서처럼 여기저기서 우뚝우뚝 솟으며 고속도로가 이리저리 길게 치닫고 있다. 70년대의 번영을 내다보는 우리로서는 참으로 흐뭇하기만 하다. 교회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듯이 프로테스탄트의 어느 교회는 TV를 통해 예배를 보는「메갈로 처치」(MEGALO-CHURCH)가 되었고 환락에 밤을 지샌 살롱의 코너에 칸을 막고 테이블과 의자를 모아 성소를 만들어 녹음기에서 나오는 찬송가와 더불어 생활 예배를 시작코 바흐의 미사곡에 성경 낭독이 있은 뒤 성찬식을 가지며 예배와 토의의 주제는 영화에서 상영되는「열망」으로서 내 고향이 어디냐는 문제로 설교자나 신자가 모두 자기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는 소위 「미니 처치」가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우리 가톨릭교회는 전통과 권위가 앞서는 교회로서 체통을 유지하고 있기는 하나 역시 미니 교회가 되어가고 있다. 이 말은 성당 건물이 낮아졌다거나 미니 여교우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한 시간 정도의 미사 시간은 너무 길다고 하는 교우, 미사 참예는 거두절미하여 늦게 와서 일찍 나가는 교우, 초미니로 짧게 신공을 하는 교우, 큰 첨례 때만 나오는 교우, 각종 사도직 활동이나 액션단체의 집회를 외면하는 교우 형제자매들이 많을 뿐만 아니라 특히 미사 때 보면 남교우의 좌석은 점점 초미니가 되어가고 있다.
한 사람의 신자가 바로 교회일진대 이 같은 미니 신심을 가진 교우가 많아졌다면 분명히 가톨릭교회도 미니화되어 가고 있다고 하겠다. 현대 생활이 바쁘고 복잡한데 무슨 군소리냐 하면 할 말이 궁해지나 신앙생활이 바로 영적 생활이며 이것은 또한 그리스도와 일치하며 천주와 항상 함께 하려는 생활일진대 세속과 육신을 위해 몰두하면서 영혼을 위한 생활은 점점 미니화되어 가니 참으로 아슬아슬해진다.
다른 것은 미니가 되어도 좋겠으나 우리의 신심생활만은 미니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 잘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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