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성월이다。여성적인 모든 덕행과 미의 총화이신 마리아。어느 세기에서나 결코 퇴색을 모르는「이미지」-여자는 여자기 때문에 남자는 남자이기 때문에 마리아는 언제나 그리움이다。저항할 길 없는 매혹이다。성광처럼 홀연 발견된 존재인가 하면 나날이 새롭게 발견되어가는 존재기도 하다。그러기에 어느 시인은『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제한다』고 드높이 외쳤는지 모른다。▲차제에 처삼촌 벌초하는 식이나마 남자들의 시점에 비친 여성의 정체란 걸 슬쩍 일별해 보는 것도 재미없진 않겠다。여자가 도대체 뭐냐? 쇼펜하우어 같은 이는 숫제 인간 속에 끼워 줄 수도 없는 추악한 동물로 파악해 버렸고 공자는 가까이 하면 버르장머리가 없고 멀리하면 원망하는 다루기 힘든 소인으로 간주해 버렸다。황공할 만큼 예찬을 퍼붓는 극도의「페미니스트」가 있는가 하면 완벽한 모순 내지 종잡을 수 없는 수수께끼로 푸는 철학자도 있다。혹은 머리가 아무리 차도 그 배는 어쩔 수 없이 남자의 온갖 열정에 떨며 공감을 느낀다는 로망 로랑 식의 여자도 있다。▲모두가 일단의 진을 내포하고 있음엔 틀림없다。이렇게 저렇게 말해지는 건 관점의 차이 때문이겠다。여자 쪽에서 보면 알맞는 말도 없고 딱 물어 맞는 말도 없다。부분 부분의 투시에 지나지 않는다。얘기될 가치가 있는 건 그 정체가『무엇이냐』하는 것보단 오히려『무엇이여야 하느냐』에 있을 것이다。「지」의 추구를 최상으로 보려는 파가 있다。반면에「사랑」을 무엇보다 우위에 두는 파도 있다。그리고 대다수의 여자들은 따지지 않고「세습적인 모랄」에 순응하며 나름으로 참답게 살려 한다。어느 것이나 선이다。의미는 있다。지극히 의식적인 여자가 되는 것도 좋고 본능적인 직관으로 선하게 사는 천진한 여자가 되는 것도 좋다。그것은 다만 정신적 기질이 문제일 뿐이다。아내가 되건 학자가 되건 숙녀가 되건 자신의 법칙을 생활 안에 최대한으로 육화만 시킨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겠는가。▲곤란한 것은 소위「외골파」다。한 곳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다른 곳엔 도시 눈물 줄 줄 모르는 편형이다。여자만의 시형를 둘러보면 이외에도 이런 절름발이들이 많다。종합적이고 전인적인 선의 추구가 전제되지 않는 미란 도대체 뭘까? 사는 것, 진실로 전신으로 산다는 것을 빼놓고 나면 남자든 여자든 무슨 할 일이 남을 수 있을까。▲지와 사람의 조화는 인간 정신의 구조적 명제가 아닐 수 없다。성취는 오직 영혼과 감각 모두의 풍부함 여부에 달려 있을 뿐이다.『사랑은 한결 높은 지로써 존재 지워지고 지 또한 한결 높은 사랑으로 존재 지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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