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만 하더라도 여자가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그리 명예스러운 일은 아니었다.『오죽 팔자가 사나우면 여자가 밖에 나가 일을 하여야 될까?』『오죽 살기가 힘이 들면 집안일을 뒤에 두고 나가야 했던가』하고들.
그러나 지금 세상은 여자도 될 수 있으면, 여자도 할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언제든지 하여야 된다고들 생각하게 되었다.
여자가 직업을 가진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도 아니다. 당연한 일일 뿐 아니라 오히려 보람 있는 일이다. 자랑스러운 일인 것이다. 그러면 여성은 직장에서 어떤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여성도 한 인간으로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으로서의 대우와 그리고 능력을 갖추어야 될 것이다.
『나는 여자니까…』『여자가 어떻게 그런 일들을…』등등의 여성 스스로 자기 비하를 하는 것은 우리 직업을 가진 또는 가지려는 여성으로선 당연히 없애야 할 인습이다. 자기가 어찌하여 자기 스스로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려 드는가? 대학을 나와서도, 전문 분야가 있는데도 왜 차 나르기로부터 시작하여 그런 잡일들을 감수하여야만 되며 심지어 직장의 꽃으로 행세하며 또 그렇게 보려 하는지 이제는 이런 사회 풍조에서 여성이 자각할 때도 늦었다. 여자이니까 못하고 여자이니까 힘들다는 그 잠재의식을 우리 여성 자신에게서부터 씻어버려야 되지 않겠는가?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누구 못지 않게 해나갈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우리는 가지고 있고도 남음이 있는 것 같다. 좀더 자신을 가지고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하여야 되지 않겠는가?
결혼할 때까지의 시간을 메우기 위하여 또는 일종의 단순한 호기심만 가지고 직장에 임하는 그러한 태도는 지양되어야 될 것이다. 관상하기 위한 화초도 아니요 꼭두각시 인형도 아닐진대 한 사회인으로서 한 직장인으로서 진지한 태도로 책임 완송에 노력하여야 되지 않겠는가?
지난 1월 방콕에서 열린「세계 여성단체협의회」총회에 참가할 기회를 가졌었다. 그곳에서 논의된 중요 조건의 하나가「여성 자원 개발」의 문제였다.
지금까지 그다지 문제시되지 않았던 것이었으나 이 수년래 세계적으로 점차 그 중요성이 인정되어 오는 문제이다.
여성 노동력은 인력 자원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후진국 특히 우리나라 같은 개발도상국가에 있어서의 여성 자원의 재개발과 그 적절한 활용은 그 나라 발전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여성 자원 개발의 문제는 하루 이틀에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보다 많은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을 바라고 있고 그 가능성과 기회도 많아졌다고 본다. 그렇다면 우리 여성의 마음가짐은 어떤가. 아직도 안이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 우리는 보다 긴 앞날을 바라보고 일하며 배워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일할 때 어떤 목적이 있어야되겠다.
금전적인 것이 제일 먼저 눈에 띄나 그것이 일의 목적 전부여서는 안 된다.
우리 가정을 위하여 그리고 내가 속해 있는 사회를 위하여 한 발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우리는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 가톨릭이 다른 사람과 조금은 달라야 되는 점이 아닌가 본다. 우리 마음 속 깊이 흐르고 우리 정신의 밑거름이 되어 있는 그리스도적 가르침이 행동의 기본이 되어야 되겠고 우리 목적의 최종「타겟」이 되어야 되겠다.
우리 앞에는 아직도 문제는 많이 남아 있다. 직장에서의 너무나 큰 차별 대우, 동일노동에 동일임금제, 승진에 있어서의 남성과의 차별 대우 등등…
이 여러 가지에 울분을 터뜨리기에 앞서 인내심을 가지고 실력을 쌓고 식견을 넓히며 보다 넓은 아량과 감식력을 가졌을 때 해결을 보지 않겠는가 싶다.누가 도와 주고 누가 우리에게 너그러움을 베풀기 전에 우리 여성 스스로 능력을 배양하고 오랫동안 지배된 사회적 인습을 먼저 자각하고 타개해 나가야 될 줄 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