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항상 죽음을 포함한다. 사소한 희생도 그것이 희생인 한,죽음의 경한 형태를 지니게 마련이다. 이것은 인간이 그토록 이기적인 존재라는 역설도 된다. 주께서『벗을 위해 생명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고 하신 것도 인간의 그런 본성을 꿰뚫어 보셨기 때문일 게다.▲과연, 죽음은 사랑의 절정이다. 사랑함으로 해서 스스로를 잃는 것, 그것은 무의미한 포기가 아니라 보다 높은 가치와의 교환이다. 자아 구현의 구체적 연장이다. 수덕에 함유되는 모든 희생화 자아멸각의 온갖 투쟁 역시 그 예외일 수가 없다. 살기 위해선 죽어야 한다. 진정한 죽음의 심부를 향해 떨지 말고 전 존재로 몰입해 봐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크리스찬의 生을 그 이름답게 이끌어 가는 자세의 要체가 될 것이다.▲또, 현충일을 맞았다. 하나의 기념행사로만 넘겨 버리기엔 너무도 마디마디 저린 의미가 있다. 피가 있고 혼이 있고 감각이 있다. 자신의 최선을 살 줄안 사람들의 메아리치는 위대가 있다. 육으로 돌격해 오는 항거할 길 없는사랑의 무서움이 있다.▲교훈은 바로 피로써 이룩한 그 실천력에 있지 않겠는가. 인간에겐 물론 思辨知性도 중요하다.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생에 걸「이데아」의 확립을 위한 기본적인 노작에 불과하다. 요컨대 자기의 생을 이를 뼈대의 구축이다. 풍요하게 하는 내용은 오로지 실천지성으로 단호하게 이룩해 간 육쪽에 있을 것이다. 미이라가 되는 것만큼 비극도 없다. 무릇 뼈와 살의 상호보완과 합일이 없고서는 한 치의 성숙도 이룩되지 않기 때문이다.▲사람이어야겠다. 모든 것이 사랑이여야겠다.오직 사랑 때문에 하루하루를 죽어야 한다. 사랑 때문에 살아야 한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능력, 그 한 톨도 버려두지 말고 알뜰히 알뜰히 삭혀 가기를 배워야겠다. 여타 부차적인 모든 것은 사랑이 해결해 줄 것이다. 그 명령에 따라 즉각즉각 배치만 잘 하면 된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를 영원히 구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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