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선목고등학교(소신학교)가 6월 7일자로 폐교되었다는「뉴스」가 본보에 보도되었다. 물론 소신학교의 존재가치 유무는 몇 년 전부터 연구의 대상이 돼 오던 참이었고 소신학교를 찬성하는 편이나 반대하는 편이나 다같이 성소 개발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현대에 와서 교회에 주어진 과업 중의 하나가 바로 성소 개발이며 사제 양성인 것이다. 사제 없는 교회가 있을 수 없는 만큼 사제는 교회가 존재하는 데 필수불가결의 존재인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목고등학교의 폐교의 원인을 살펴보면 독립된 학교 운영이 어려워져 경험상으로 볼 때 소신학교를 폐교함으로써 성소가 감퇴될 것이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부담을 덜기 위해서 취해진 조처라고 한다. 말하자면 자금 부족으로 학교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폐교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폐교 동기에는 교육적인 것이나 종교적인 것이 없는 것 같다. 말하자면 어쩔 수 없이 폐교한 것이지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만일 이 이론을 극단화한다면 앞으로 운영난에 부딪치면 무엇이든지 문을 닫아 버린다 하는 결론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물론 선목고등학교가 배교될 때까지에는 많은 곡절과 연구가 있었을 것은 예측되지만 있던 학교의 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은 보통 사건이 아니다.
그런데 사건(事件)은 반드시 반성과 교훈을 제공하다. 교회에서 하는 일에 계획성이 좀 부족한 느낌이다 학교였더라면 시작하지 않았던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일의 중요성만을 감독하고 좋은 뜻이기는 하지만 덮어놓고 일에 착수하는 수가 가끔 있다.
이젠 좋은 뜻만 갖고서는 하늘나라를 건설하기 어렵다. 언제든지 세밀한 계획하에 10年을 미리 바라보면서 완전한 청사진을 찍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교회 내에는 외국으로부터 받는 원조로 운영되는 기관이 아직도 너무 많다. 외국 원조만 중단되는 날이면 포기해야 할 사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더욱이 한 개의 소신학교가 폐교될 정도로 신자들이 무관심하고 교회 운영에 비협조적이라면 우리 교회의 장래가 심히 우려된다. 신학교를 폐교했는데 포기상태에 들지 않을 교회일은 없게 되었다.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전반적 교회사업에 대해서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고 협조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