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즐기는 곡을 듣고 있을 양이면 자신도 모르게 피로가 가시고 흔히는 그대로 잠들어 버리기도 한다. 세상에 음악을 싫어할 사람이 있을까. 아니 음악이 필요치 아니한 인생이 있을까. 엄마의 자장가를 들으며 꿈나라로 들어가는 애기 시절부터 숨지는 순간까지 음악은 언제나 우리에게 따뜻한 벗의 구실을 하고 있다. 삐오 12세는 임종하기 얼마 전 의식을 되찾고 베토벤의 교향곡 제1번을 감상했다고 하며 미국의 어느 살인 강도는 전기의자에 오르기에 앞서 음악을 들은 후부터 마음이 풀려 생후 처음으로 고백의 성사를 받고 기도를 올리고 고마움을 느꼈다고 한다.
「군가」는 싸우는 군인에게 용기를 줄 것이고「아리랑」은 우리 겨레에게 민족의식을 심어 주고「풍년가」는 김 매는 농부에게 희망을 안겨 줄 것이다.「명상곡」은 홀로 있는 이들에게 과거와 미래의 세계로 이끌어 주고「아베 마리아」는 마음을 성모께로 향케 하며「쌍뚜스」는 하느님을 찬미케 한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순화시키는 것이어서 악심을 품은 이와는 친근할 수가 없다. 분노할 때 혹은 마음에 미움과 질투를 품고 있을 때 노래하는 사람이 있던가. 들려오는 음악마저도 피하려 하지 않는가.
어느 예술보다도 음악은 종교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음악을 감상할 때마다 작곡가와 연주가에게 고마움을 느끼곤 한다.
어느 책이 누구의 말이 음악과 같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서 각 환경에 놓인 모든 이에게 손쉽게 안위와 기쁨과 용기와 경건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명곡을 남긴 작곡가는 누구 못지 않게 인생에게 큰 공헌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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