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상도 세분하면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 모양이다. 언뜻 뜨이는 것만도 정신분열증ㆍ조울신경증ㆍ간질ㆍ노인성 질환 등이 있다. 문명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발생율이 높고 특히 현대화 작업이 급템포로 단행되고 있는 사회 속에선 그 퍼센티지가 월등 높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30만이나 정신병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가 바로 그런 케이스일 것이다. ▲문명이라는 번쩍이는 광휘의 응달 속에서 잔인하도록 야금야금 피를 빨아먹는 병. 얼마 전 삼각산 사설 진료소의, 눈 뜨곤 볼 수 없는 참경이 밝혀진 적도 있거니와 그 무서운「캄캄함」은 진실로 전신을 관통하는 오싹한 전률이 된다. 더욱이 정신병 환자를 위한 국공립 시설이 고작 8개뿐으로 병상이 8백29대밖에 안 된다니 기가 막힌다. ▲자신에게서도 버림 받고 타인에게서도 버림 받고… 어느 암담한 광야로 다시 허둥허둥 날아가란 말인가. 도대체가 너무「구슬픈」얘기가 아닌가 말이다. 당국에선 뒤늦게야 정신보건법을 다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예산부터 확대해야 할 것이다. 법적인 근거가 없어 손을 못 대는 사설 치료소의 행패 또한 도저히 방관할 수 없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할 일은 보다 근본적인 데에 있을 것 같다. 갈래갈래 짓찢기는 내적 알력으로 하여 이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 저 거리서 미쳐가고 있는 가를 주목할 일이다. 과연 지금은 분열의 시대다. 숭배하고 존중할 것을 아무 것도 못 가진 사람들의 아우성이 도처에서 들끓는다. 생이라는 짐을 독자적으로 늠름하게 질 수 있는 힘이 쇠진하고 있다. 감정과 욕망의 부단한 변조, 그 부단한 방황으로 오는 피곤에 곤죽이 되도록 지쳐 늘어진다. 순간순간 위기가 폭발한다. ▲이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인간심성의 생태인 것이다.「숭배할 거리」를 내놓되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방식으로 내놔야 할 일이 시급한 우리의 과제겠다. 리론으로 덤빌 것이 아니라 공감으로부터 출발할 일이다. 부조리와 혼란 속에 자물셔 있는 인생들의 실상에 진심으로 공감할 줄 아는 자세가 없다면 대체 무엇으로 통화를 시작할 것인가. 이것은 오늘날의 포교 전반에 걸쳐서 결코 등한히 할 수 없는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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