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변화에 따라 인간의 관념도 변해 간다. 변하지 않고 새로워지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그러나 어찌 된 셈인지 교인들의 종교 지식만은 항상 제자리 걸음인 상싶다. 언젠가 우리 교회는 전국적으로 신자 배가운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그보다 우선적인 문제는 양보다 질 특히 지식 향상일 것이다. 천주교인은 성경을 잘 읽지 않는다는 비난을 들을 때마다 사실 대답이 궁해진다. 과연 우리 교인 중에 성경을 읽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며 성경책을 가정에 비치해 놓은 집은 몇 집이나 될까? 처녀 총각들이 선도 안 보고 결혼하던 때처럼 무식한 문맹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도 아닌데 교인들에게 성경책이 외면 당하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과학 문명은 최대로 비약하고 교인들은 자신의 종교에 점점 무식해지고, 이건 참말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된다.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느라고 바쁘게 서두르던 마르따가 예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방에 앉아있는 마리아를 나무랄 때 예수께서는 무엇이라고 대답하셨던가? 다른 모든 것도 중요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얼마나 강포한 시련의 바람이 불더라도 뿌리째 뽑히지 않는 튼튼한 신앙을 기르기 위해 모두가 서로서로 성경 읽기운동을 벌였으면 좋겠다. 진리와 말씀을 그것보다 더 가까이 사귈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본다. 우리의 종교가 가진 그 많은 보물들을 진흙 속에 묻어둔 채 버려둔다는 것은 너무 어리석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자기 것이라는 속담도 있지 않는가. 파란 많은 현대인에게 성경책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를 역설하면서 모든 성직자들도 알찬 신자로 이끌어 가는 일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주기 바란다.
동시에 고전어를 익힐 목적이 없는 이상 교회는 하루 속히 현대 감각에 맞는 성경을 내놓아 주기 바란다.
▲투고 환영합니다. 교회 내외 어떤 상제라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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