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3년전 1927년 4월 1일에 본보가 『천주교회보(天主敎會報)』라는 제호로 처음 발간된 그 때를 추억하면 진실로 격세의 감이있다.
그때에는 월간으로서 불과 7천자 내외밖에 발표되지 못하였으니 조그만한 삐라정도여싸고 할가. 그것이 오늘날 순간(旬刊)에서 다시 주간(週刊)으로 발전되어 이제 주간으로서 첫 출발을 하게되고보니 감개무량한 바가 없지 않다.
이렇게 기구(機構)와 체재에 있어서 남부럽지 않을만큼 가추어졌으니 충심으로 동경(同慶)하여 마지않는 동시에 오늘날에 이렇게까지 이르게한 유명무명(有名無名)의 무수한 노력을 기우려주신 분들에게 정성을 아하여 감사를 드린다.
33년전 창간 벽두에 우리가 선언한 것은 세가지 있었다.
그것은 소식보도(消息報道)와 의견교환(意見交換)과 보조일치(步調一致) 이 세가지였다.
이 세가지는 지금도 우리가 표방하는 목적이오 앞으로도 목적이 되는 것이다. 다만 그 내용의 충실을 기하고 있을 뿐이다.
소식은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고 광범하게 보도할 것이오 의견은 더욱 철저하고 현명하고 보편적 권위를 갖도록 교환할 것이오 보조는 덩욱 세계적으로 더욱 공고히 조직적으로 일치(一致)를 기할 것이다.
이것을 본보의 사명(使命)으로 더욱 열성을 다하여 노력하기를 맹서하거니와 만천하 독자여러분의 열열한 지원을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생각해본다면 대한(大韓)가톨릭으로서 주간지(週刊紙)로서는 본보가 그 효시가 되는 영광을 가진 것이다. 그 의의가 실로 중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선과 편집과 조직 기타 방면에 걸친 내부의 강화를 도하고 있거니와 아무리 좋은 신문일지라도 판로(販路)가 옹색하고 독자(讀者)가 희소하다면 그것의 반전과 그것의 목적을 달할 수 없음은 두말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외가 호응하여 널리 독자를 얻은 것이 무엇보담도 긴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리는 우리 신자들 만상대로 하지않고 미신자로서 진리를 탐구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문호(門戶)를 개방하고자 하는 것이오 가톨릭 내지 종교에 관계있는 한 세계적인 통신망(通信網)을 이용하여 시야(視野)를 더욱 넓게하고자 하는 것이니 지금 구도(求道)의 열이 불같이 왕성한 이 나라에서 우리의 할 일은 실로 희망이 가득하고 보람이 충만하여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오로지 바라는 것은 신심(信心) 생활의 앙양에 있고 복음(福音) 진리의 전달에 있고 가톨릭교회의 발전에 있다.
국내외의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문제에 대하여는 우리가 직접 과여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만일 그러한 문제에 있어서 우리 가톨릭 정신에 위배(違背)되고 신앙자유(信仰自由)에 배치되는 일이 있다면 우리는 결코 그것을 용서할 수는 없다. 우리는 끝까지 진리를 위하여 투쟁할 것이다.
우리는 틀림없이 순교(殉敎)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자이다. 그러나 천주를 사랑하는 자는 남을 또한 사랑한다. 남과 사회와 동포를 사랑한다. 동포와 민족과 인류를 사랑한다. 그리스도의 종교는 사랑의 종교다. 애국자(愛國者)라면 우리보다 거한 애국자가 있을 수 없을 것이 아니냐.
우리는 가톨릭이 발전합으로 국가와 인류에게 행복이 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아니하는 자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리교회를 위하여 바라는 것은 또한 우리나라를 위하여 바라는 것이다.
이제 이러한 마음으로 독자 여러분과 함께 본보의 주간을 출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