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흐름은 어김이 없어 또 한 해가 덧없이 저물고 있다. 어쩐지 예년과 같은 세모의 흥분과 들뜬 기분을 별로 느낄 수 없는 연말. 불빛 없이 어둠에 싸인 거리가 을씨년스럽기만 하고 데모와 구국기도로 술렁이는 주변. 피라도 보고 온 듯 선득선득하게 부딪혀오는 황혼의 1973년. ▲누가 「세상은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비극」이라 했던가.「복음적 영성이 고갈된 교회」 「민주헌법 회복의 합성이 터지는 민주공화국」희극이 지나쳐 비극이 되고 비극이 지나쳐 희극이 되는 현실. 생각하는 사람이나 느끼는 사람이나 모두 모두 한마음 한뜻이 돼야할 사람들 모두 모두 부활을 약속하는 그리스도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할 사람들. ▲과식으로 고생하며 「굶주린 그리스도」를 팔지는 않았는가. 사치와 허영으로 「헐벗은 그리스도」를 모독하지는 않았는가. 불의에 굴종하며 「매맞는 그리스도」를 외면하지는 않았는가. 복음적 삶을 거부하며 「십자가의 그리스도」를 다시 못박지는 않았는가…모두 모두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강생하시는 구세주를 찬미하며 희망의 새해를 맞이해야 할 사람들.
▲여기 하늘이 부끄러운 사나이가 있습니다.
우러러 한 톨의 부끄럼 없이 살려다
되려 죄진 사나이가 있습니다.
창 밖 눈이 소보옥히 내리는 당신의 밤에
한 자루 촛불을 책상머리에 켜고
십자가의 뜻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외어 봅니다.
(김용호씨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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