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성모 마리아의 상냥스런 눈과 모나리자의 미소 머금은 입술을 화판위에 고이 그리고 싶었고 또 그렇게 닮기를 바라며 여심을 쌓는 동안 계절의 순화는 벌써 소녀시절의 하얀 해으름을 싣고 내리막길을 서서히 내닫고 있습니다.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뜻깊게 보내야할지 마음은 퍽으나 착잡하고 분산된 유리조각 같습니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 우리에겐 어울리지 않는 죄명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듯 하지만 학창시절에 그 충실을 못 불렀던 유감된 미숙을 또 다른 집단속에서 몇 갑절 더 열심히 정성스럽게 하렵니다.
대양은 모든 인간의 어리석음을 포용하여도 소리없이 아침을 맞지만 나의 눈먼 욕망들은 어둠이 내린 포장도로 밑에 깔아두면 오래지않아 입 벌리는 위선의 구멍이 자리합니다.
눈시립도록 정결한 겨울하늘의 무변함 이 하늘이 연장되어 인간에게 한 가닥 빛을 안겨다 준 구세주의 크리스마스, 정직과 정결로 여고시절을 닫으면서 마지막 성탄날 밤에 예수님을 영접하기 위해 두 손을 겸허위에 깨끗이 씻고 정든 단발머리는 무력의 자각 속에 감아 곱게 빗어 넘겨 준비하렵니다.
지금 나의 얼굴의 무늬는 부조리를 벗어나 기도에의 염원이 행복의 미사보 위에 고이 펼쳐놓고 평온속의 만족으로 졸업을 맞이하여 가없이 펼쳐진 하얀 길을 영원히 걷게 해달하고 두 손을 합장하렵니다.
<금산 천주교회 신자>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